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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적 세계관 이용한 크리스천 예비대학

침 8시경에 캠퍼스에 나가보면 곳곳에서 Q.T.모임을 하고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적게는 2∼3명에서 많게는 20명까지 모여 아침 묵상 모임을 갖는다. 주로 선교단체의 모임이지만 캠퍼스내의 교회 모임도 몇군데 있다.

점심 시간쯤 되면 캠퍼스 곳곳에서 일대일 전도하는 모습이 눈에 많이 띈다. 선교단체에서 훈련받고 있는 듯한 형제, 자매들이 짝을 지어 복음을 전하는 모습이 아름답다. 요즘은 캠퍼스내에 교회 모임들도 활성화되어 있어 캠퍼스의 곳곳에는 기도하고 찬양하고 복음을 전하는 모습들이 부쩍 늘어난 느낌이다.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고, 크리스천들이 점점 나약해 지고 있다고 염려하는 이 때에 대단히 고무할 만한 일이라 하겠다. 한 가지, 간혹 그릇된 영을 전파하려고 하는 이단들이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제 도서관에 가보자. 크리스천 형제 자매들이 함께 모여 공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전남대학교만 하더라도 구 도서관(도서관 별관. 학생들이 보통 백도라고 부른다)의 거의 모든 열람실에서 교회나 선교단체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공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들은 열람실을 지정하여 함께 공부할 뿐 아니라 도서관 문화을 이끌어가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한 선교단체에서는 전기와 수도 등 학교시설을 아끼자는 스티커를 도서관 화장실에 붙여놓았다. 또한 어떤 교회의 캠퍼스모임은 열람실 문에 덕지덕지 붙은 메모지를 떼어내고 그대신 깔끔한 메모지를 붙여놓는 일을 매일 한다.

시험 기간이 되면 선교 단체와 교회는 학내 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작년만 해도 많은 대학 캠퍼스에서 선교단체 주관으로 '도서관 자리 안 잡아주기 운동'과 '커닝 추방 운동'등을 주도하였다.

축제 기간에 크리스천들을 찾아볼 수 없던 시대는 이제 지나간 지 오래다. 퇴폐 향락 문화로 일관된 대학 축제에 참가할 필요성을 못 느끼던 선교 단체나 교회의 모임들이 요즘 들어서는 축제 기간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전남대 C.C.C.(한국대학생선교회)의 중창팀 '빛순'은 지난 해 축제 기간 동안 학내에서 가스펠 공연을 성황리에 마치기도 했다. (이때 같은 시간대에 대운동장에서 학생회가 주최한 공연은 무대가 바람에 무너지는 일도 있었다 한다.) '전기협(전남대학교 기독 선교단체 교회연합)'은 매년 '예수 대축제'를 열어 그리스도의 문화를 캠퍼스에 소개하고 복음을 전파한다.

이것은 몇가지 예에 지나지 않는다. 크리스천들은 이제 학내에서 상당히 영향력있는 집단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만약 캠퍼스내에 그릇된 문화가 전파된다고 하더라도 크리스천들은 이에 대항할 나름의 힘을 갖고 있다.

연세대의 기독교 학생 모임인 '카타콤(CATACOM)은 지난해 총학생회 측이 주최한 '성정치 문화제'에 항의하기 위해 도서관 광장 앞에 세워둔 기념 조형물을 파손하는 행동을 하기까지 했다. 그 행동의 옳고 그름을 따지기에 앞서 크리스천들은 이제 더이상 대학내의 그릇된 행사들에 대해 침묵하지 않는 것이다.

빛이 비취지 않는 곳에서도

그러나 아직 우리 크리스천이 가지 않는 곳이 있다. 바로 '학생회'다. 학생회에서 주최하는 행사에는 어쩐지 참여를 꺼려한다. 특히 크리스천 신입생들이 과모임에 참석하려 하거나 학생회 활동을 하려는 의사를 보이면 당장 교회에서 '둘 중에 한 곳을 선택하라'는 엄포가 떨어진다. 물론 교회와 선교 단체의 의도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 성경적 세계관이 확립되지 않은 어린 영혼들을 그릇된 가치관과 문화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당연한 것이며 교회의 역할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그들이 어느 정도 성경적 가치관이 확립된 장성한 크리스천이 된 후에도 여전히 과모임이나 학생회에 관심을 두지 않는 데 있다. 얼마 전 어떤 신입생이 자신과 일대일 성경 공부를 하는 선배에게 다음과 같은 항의를 하는 것을 보았다.

"과 모임을 제가 가서 바꿔보겠습니다. 크리스천이 사회의 부조리를 보고 가만있어서야 되겠습니까?"

그러자 그 선배는 이렇게 말했다.

"좋다. 하지만 지금은 가지 말아라. 2∼3년 후에 네가 장성한 크리스천이 되어서 간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영향력있게, 그리고 올바르게 그곳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선배의 말이 백번 옳은 것이다. 그러나 그때 항의하던 그 신입생은 4년이 지난 지금 강의실과 도서관만 오가는 전형적인 취업준비생이 되어 있다. 그 선배의 말은 정말 옳은 말이었지만, 결국 빈 말이 되고 만 것이다.

지금 누가 옳고 그르다는 말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캠퍼스가 변화되기 위해서는 학생회가 변화되지 않으면 안된다. 90년대 들어 학생회의 약한 모습을 보고 '이빨빠진 호랑이'라고들 하지만, 학생회의 힘은 여전히 막강하다. 그들은 지난 세월 맑시즘을 무기로 캠퍼스를 지배해왔고, 이제는 문화를 무기로 젊은 지성들을 주도해 가려 한다.

그들이 집어든 '문화'라는 무기는 맑시즘이라는 사상을 능가하는 파괴력을 지닌다. 한 예로, 작년 한 해 동안 열렸던 대학가의 '성정치 문화제'들은 온 언론의 주목을 끌어 모으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동성애과 성개방 등 기독교에 반하는 사단의 문화를 매우 효과적으로 전파했다. 아직 사고의 틀을 형성하지 않은 경험 미숙의 학생들에게 가치관과 사상을 주입시키는 데 '문화'라는 것 보다 더 나은 도구는 없다. 설사 가치관 주입에 실패하더라도 기존의 생각들에 불필요한 혼란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다. 대학가의 무분별한 문화는 기독 젊은이들에게 까지 혼란을 가져오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언제까지 학생회를 버려둘 것인가. 학생회 측에서 벌려놓는 수많은 그릇된 사상과 문화들에 기독 단체가 대안 문화로 아무리 잘 대응한다 하더라도 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

연세대학교의 1997학년도 총학생회장은 크리스천이다. 보통 크리스천(?)이 아니라 크리스천 마인드를 가지고 학생회와, 나아가 대학 문화을 개혁하려는 꿈을 지닌 크리스천이다. '기도하는 총학생회장'이라는 별명이 붙은 한동수(90학번)씨가 그 주인공이다. '신촌개혁모임'이라는 학내 크리스천 모임에서 '이런 학생회장을 찾습니다'라는 대자보를 붙여놓고 후보를 물색하다가 한씨를 추대하여 결국 당선된 것이다.

혹자의 주장처럼, 지난 여름의 연세대 사태로 인해 어부지리 격으로 비운동권이 당선된 것이 아니다. 그는 선거운동 초반부터 '건전하고 밝은 대학문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기독교적 세계관만이 대안이다'는 주장을 펴며 선거운동에 임했다. 학생들은 그들의 이성적인 판단으로 그의 호소를 받아들였고, 하나님은 그를 당선시키셨다. 크리스천 대학생들이 지금보다 더욱 더 적극적이어야 겠다. 더욱 더 최전선으로 나서야 하겠다. 학생회를 변화시켜 대학 문화의 근원 자체를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으로 탈바꿈 시켜야 하겠다.

올해 각 대학의 예비대학은 '사상'보다는 '화합'이 강조된 느낌이다. 각 대학에서도 예비대학 문화을 학교측이 주도하여 그들의 의도대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다방면으로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지금과 같이 단지 알맹이없는 일시적인 노력들로 머물게 된다면 의미없는 몸부림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기회는 지금이다. 중심을 잃고 공중에 붕 떠서 주인을 찾고 있는 예비대학 문화를 크리스천들이 점령해야 한다. 정복하고 다스려야 한다.

글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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