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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대학에 맞서는 교회청년부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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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규모가 있다고 하는 한 교회 청년부에 소속된 정모양. 정양은 아직 대학에 입학하기도 전에 학교 선배들로 인해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추가 합격자로 대학에 합격한 만큼 기쁨도 컸고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 또한 크다는 정양. 그러나 그녀의 머릿속은 근심으로 가득하다.

"아직 입학도 안했는데 학교 선배들에게 찍힌 것 같다. 지난번 예비대학 때는 청년부 수련회(교회에서 기획한 수련회를 말함) 때문에 하루밖에 참가하지 못했다. 이번에 있는 학과 수련회는 가야될 것 같은데 교회에서 또 신입생 수련회를 한다고 한다. 정말 고민이다."

정양이 다니게 될 학과는 정원이 30명이라고 한다. 수가 비교적 적어서인지 과 행사에 빠지기가 정말 어렵다고 한다.

정양의 영적(?)싸움

"지난번 학과 예비대학에는 마지막 날 하루만 참석했었는데, 정말 생각하기도 싫다. 선배들이건 동기들이건 눈총만 주지 않는가. 그리고 내가 참석을 안하는 바람에 동기들이 얼차려를 심하게 받았다고 한다. 도무지 이해가 안 간다."

정양은 또한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술자리에 대해 극도의 불만감을 표했다.

"대학생들은 술만 먹나? 내가 안 마시겠다는데도 계속 마시라는 것도 이해가 안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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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교회 대학부의 예비대학 프로그램 진입반 수련회 모습 2/14-2/15

정양은 학교의 선배들로부터는 물론이고 동기들 에게까지 '교회 다니는 아이'로 찍히고(?) 말았다고한다. 청년부 수련회는 어땠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답한다.

우선 생각이 서로 맞아서 좋다. 교회 선배들은 다 친절하고, 신앙적으로나 학교 생활에 대한 조언도 많이 해준다."

학교 생활에 대해 어떤 조언들을 해주느냐고 물었다.

"한 선배님이 영적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하셨다. 예비대학을 비롯한 여러 가지 학교 행사들에서는 배울점이 하나도 없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안 가도 학교생활 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고 하셨다. 그 분 말씀이 맞는 것 같다. 솔직히 말해서 학교에서는 공부만 잘하면 되는 것 아닌가."정양은 2월 4번째 주에 있는 학과 수련회에 빠지는 대신 교회 청년부에서 주최하는 신입생 수련회에 참석하겠다고 한다.

캠퍼스와 교회는 휴전중

2월만 되면 캠퍼스는 곳곳에서 함성이 울려 퍼진다. 여기 저기서 예비 대학생들을 훈련(?)시키는 모습이 펼쳐진다. 그러나 고작 한다는 것이 서로를 이해한다는 명목으로 군사 문화의 찌꺼기들을 활용하는 '굴리기' 수준이다. 캠퍼스가 2월 한 달 만큼은 논산 훈련소라는 농담이 생겨날 정도이다.

밤이 되면 캠퍼스의 열기는 학교 주변 술집으로 옮겨간다. 기자가 찾아간 한 대학 주변의 유흥가. 각 학과별로 한 식당씩 차지하고서 술판을 벌이고 있는 듯 'XX학과'라고 쓰인 커다란 종이 간판들이 출입문에 붙어있다.

그 안에서 이어지는 소위 '뒷풀이' 역시 도저히 대학생다운 신선함을 찾아볼 수 없다. 술자리에 선배와 후배가 마주앉아 각자 소개를 하고 술잔을 주고받으며 노래를 부른다. 그들이 불러대는 노래 소리를 대학생다운 '패기'라고 여긴다면 다소 위로가 될까 싶다. 이러한 모습들을 보고 있노라면 교회가 신입생들을 2월의 캠퍼스로부터 극구 격리시키려는 이유를 백번 이해하고도 남는다.

광주중앙교회 대학부 회장인 최종대 형제(26.전남대 정밀화학과)는 "신앙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은 신입생들이 참가하기에는 너무 부정적인 요소들이 많다. 또한 그들이 그곳에 가서 그리스도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기를 기대하기란 힘든 일이다"고 말한다.

결국 캠퍼스와 교회는 애초부터 가는 길이 다르다. 신입생에게 있어 2월은 어쩌면 4년이 결정되는 기간이 될 지 모른다. 이처럼 캠퍼스와 교회가 극도로 갈라져있는 상황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J대학의 모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는 한 크리스천 대학생은 "학생회나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신앙이 제대로 서기란 불가능한 것이 되어버렸고 학생회 활동을 하게 되면 으레 신앙을 포기하게 된다"며 "설사 신앙생활과 함께 동아리 활동을 병행하려한다 해도 교회의 눈총이 보통이 아니다"고 말한다.

어떻게 보면 교회가 캠퍼스와의 전쟁을 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결국 캠퍼스와 교회가 '휴전'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교회가 영적싸움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교회가 신입생들을 캠퍼스로부터 무조건 격리시키는 전략을 세운다면, 이는 영적 싸움에서 이기는 법을 가르치기보다 오히려 회피하는 방법만을 알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싸워야 할 때

이제 교회는 새로운 전략을 세워야 할 때이다. 그것은 단순히 신입생을 대학의 예비대학으로부터 격리시키는 차원이 아닌, 그간 미비하게 진행되어 온 캠퍼스와 교회 사이의 영적 전쟁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하나의 대안으로 '신입생들이 그곳에 참가하기 보다 3,4학년 선배들이 그곳에 참가해서 크리스천으로서의 영향력을 발휘해 주는 것'을 들 수 있겠다.

또한 캠퍼스에서 알게 모르게 학생회나 동아리에서 힘든 영적 투쟁을 전개하는 크리스천들에게 관심을 갖는 일이다. 그들을 독려하고 그들이 지치지 않도록 영적 도움을주어야 할 것이다.

캠퍼스에서는 이제 이미 문화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영적으로 미숙한 크리스천들을, 넘쳐나는 그릇된 문화로부터 격리시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들이 캠퍼스의 문화를 하나님의 시각으로 판단할 줄 아는 능력을 갖도록 도와줌과 더불어 그 문화와 맞서 싸울 수 있는 공격적 크리스천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캠퍼스는 지금 운동권과 학교측의 주도권 싸움으로 정신이 없다. 그간 줄곧 지켜온 주도권을 회복하려는 운동권, 이에 맞서 사상적 분위기 대신 면학 분위기 조성에 관심이 있는 학교. 이들이 싸우고 있는 틈을 교회가 놓쳐서는 안된다. 예비대학 문화의 흐름을 바꿔 놓으라는 사명이 교회청년부에 부여된 것이다.

글 : 전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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