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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수준의 예비대학

신입생이 예비대학에서 무엇을 예비할 수 있을까? 그리고 어떤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을까? 예비대학을 살펴보면 대부분 너무 '지나친' 프로그램들 위주이다. 신세대답게 독특하고 자유로운 것을 강조하다 보니 게임을 해도 거칠어지고 레크레이션도 극성맞다. 신입생들이 단계를 밟으며 천천히 대학문화에 적응하고 동화하게 하는 방식이 아니다. 상당수의 학생들은 예비대학 프로그램에서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소극적인 성격의 학생들은 오히려 자신과 너무 다른 행동 양식을 보이는 동기들과 선배들에게 말 그대로 '질려'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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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 없는 프로그램, 대안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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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너무 크게 부각시키다 보니 방종만이 남게 되고, 선배의 강요에 의해 억지로 마신 술은 오리엔테이션 기간 내내 신입생을 괴롭힌다. "대학생은 곧 '성인'이다, 그래서 이제 다 큰 너희들은 술을 마음대로 마셔야 한다"는 선배님들, 그리고 기왕이면 많이 퍼마셔야 좋다는 논리. 그래서 술을 잘 들이키는 친구들은 그야말로 '멋진 놈'으로 대접받고, 거절하거나 조금만 마시고 사양하는 친구들은 '못난이'로 치부된다.

언제부터인지 대학생들에게 얌전하고 예의바른 것은 더 이상 미덕이 아니다. 다소 바보같아야 하고 터프해야 한다. 대학인이 되어 진지하게 삶을 이야기하고 세상을 바라보고 싶어하는 신입생들을 예비대학은 보기좋게 비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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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PC통신 천리안에 올라와 있는 한 대학생의 글이다. "지난 주간의 예비대학을 보면서 실소를 금할 길이 없다. 초등학교 수준의 행위 강요와 군사문화의 잔재인 굴리기 등을 보며, 이렇게 유치한 예비대학 보다는 차라리 학교에 대한 애정을 갖기 위해 도서관에는 몇 개의 열람실이 있으며 몇 열람실은 어디에 위치하고 몇 열람실에는 몇 개의 의자가 있는가 하는 등, 학내 곳곳의 보물찾기같은 것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후략)"

남은 것은 찌꺼기 뿐

결국 남은 것은 기존의 예비대학 문화의 찌꺼기들 뿐이다. 술푸기 문화, 군사 문화, 동문회 등 나름대로 그 안에서 의미를 찾을 수는 있겠지만, 여전히 그 정도가 지나치고 부작용이 많으며 현 정서에 맞지 않은 것들이 많다. 특히 하나님의 자녀된 크리스천들에게 있어 고민되는 부분들로 가득하다.

J대학 정문 앞에서 8년째 복사집을 경영하고 있다는 K씨의 말이다. "속칭 내림빠따니 얼차려니 하는 게 선후배 문화로 정착되어 있다. 군사 독재가 싫다, 물러가라며 극성이던 사람들이 왜 자신들은 군사문화를 청산 못하는지 묻고 싶다."

동문 문화에 불만이 많은 E군의 이야기다. "동문회의 취지가 뭔가. 학교 생활이나 인생 설계에 있어서 조언자가 되어주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동문이 있으면 서로 돕고 그러는 일 아닌가. 그저 모이면 술먹고 당구장 가고 단체로 밤새고…. '함께 잘해보자'가 아니라 '함께 인생 망치자'는 것이다. 정기모임이라고 가보면 백퍼센트 카니발 이야기나 하고…. 소비성 모임에 지나지 않는다. 전혀 도움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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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대, 너도냐?"

이러한 예비대학 문화에 기독인의 대응은 어떠한가? 순수 기독교 정신으로 세워져 기대를 모으고 있는 포항의 한동대는 예비대학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안하고 있다'.

한국의 모든 교회가 기도하며 준비하고 후원하여 세워진 한동대는 어떻게 보면 하나님이 기뻐하실 만한 건전한 대학 문화를 선도해 갈 책임이 있다 하겠다. 물론 한동대는 아직 대학 문화가 충분히 자리잡히지 않은 신설 대학이다. 그렇지만 훌륭한 취지로 세워진 대학이라면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열린 마음으로 분석해보고 적절한 대응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한동대에서 실시하는 '예비대학'은 고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교 홍보 프로그램이다.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행사가 3월중에 기획되어 있지만, 이 역시 오리엔테이션의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학생회 역시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학생회 관계자는 당연하다는 듯이 답한다.

"학교에서 하지 말라고 했거든요."

이 기사는 1997년 2월 당시의 상황이므로 현재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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