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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27

 

 

 



 

 


'커버스토리'가 건네는 편지

 

성장 위주로 치닫는 기존교회의 병폐는 이제 위험수위에 도달한 것 같아. '가짜 반지'에만 정신이 팔려 진정 바라보아야 할 것을 바라보지 못하고 있는 오늘날 인본주의 교회들의 모습. 촉각을 곤두세우고 한국교회를 바라보고 있는 이들은 입을 모아 말하지. 한국교회는 망하는 게 흥하는 거라고.

젊은 목회자들이나 의식이 깨어 있다고 외치는 목회자들은 기존교회의 이런 모습에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어. 이게 아닌데 하면서. 그리고 그들은 교회다운 교회를 꿈꾸며 나름대로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지. 교회의 문제와 변화에 민감한 일부 성도들은 이런 목회자를 따라 나서거나 그런 교회를 찾아 나서기도 해. 왜? 기존교회가 싫으니까, 역겨우니까, 신물나니까.

 

오랜만에 편지 써서 이상한 소리만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 속마음을 들켰다고 놀랄 필요는 없어. 내가 좀 영험하거든. 실은 고백할 게 있어서 이렇게 편지를 띄우는 거야. 지난 8월 호에 너에게 '테크닉에 몰두하는 교회들' 이야기를 했었잖아? 수적인 성장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해 사람들을 끌어 모으지만, 인간의 힘으로 뭔가를 하려는 그 순간 그들은 이미 교회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잃어 버렸다는.

그런데 살펴보니 그 반대의 교회들도 있더라구. 기존교회의 그런 문제들을 비판하면서 대안(代案)을 들고 나온 교회 말이야. 이런 교회를 '대안교회'라 할 수 있지. 하지만 의도는 좋았지만 거기서 생기는 여러 가지 한계점을 피할 수 없더라구. 극단으로 치닫는 기존교회에 대한 또 다른 극단이라고나 할까. 합(合)을 위한 반(反)이 아니라 그저 반대를 위한 반대였다는 거지. 교회 문제를 그렇게 해결해서 되겠느냐고 너와 함께 고민해 보고 싶었어.

근데 문제가 생겼지 뭐야. 여기 저기 찾아다녀 보니 꼭 그렇지만도 않더라구. 기존교회를 박차고 나와 자기들 나름대로 뭔가를 해 보겠다고 떠드는 교회도 있었지만 게 중엔, 적어도 교회라면 성도 간에 서로 사랑하며 열심히 그리스도를 향해 달려가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교회도 있더라구.

물론 그 길이 처음의 기대와 소망처럼 순탄하게만 진행된 것은 아니야. 광야생활이라는 것이 위험하기가 그지없고 닥치는 문제들이 산 넘어 산이라 쉽사리 희망을 포기하기도 하고 지쳐 쓰러지기도 하지. 그런데도 그들은 광야생활을 자처하고 있었어. 이유가 뭘까? 목회자와 성도들을 광야로 내 모는 괴물 같은 기존교회의 모습은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글쎄….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은 전도사님이 좋아서 무작정 따라 나섰다는 구나. 어떤 사람은 목사님이 싫어서 나오기도 했대. 보기 싫은 형제가 있어서 나오기도 했고,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같이 신앙생활 하던 사람이 나가니까 따라 나가기도 했고. 그렇지만 그들이 대안교회를 찾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어.

생각해 봐. 그들은 답답했던 거야. 포스트모던이다 뭐다 하면서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정신없이 변해 가는데 교회는 여전히 조선시대 같은 꽉 막힌 모습으로 무조건 믿으라는 식이잖아? 진리란 변하지 않는 절대적인 것이지만, 그것을 전달하는 방법은 그 시대와 문화에 걸맞아야 하는 것 아닌가? 게다가 예수 안에서 우리는 자유함을 얻었다고 외치면서 실상 그들이 요구하는 것은 율법이었어. 사람들을 율법에 가두어 놓고, 혹은 그들 스스로 거기에 갇혀서 참 자유함을 맛보지 못했다구. 신앙생활은 하는데 기쁨이 없었던 거야. 단지 헌금 많이 하고 새벽기도 열심히 하고 그러면 언젠가 복을 주시겠지 하는 이상한 믿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았던 거지.

그렇다면 대안교회란 어떤 것일까? 대안교회는 그 형태부터가 기존교회와 달라. 기존교회가 성장을 위해 안간힘을 쓰는 교회라면 대안교회는 그런 성장을 거부하는 교회지. 작은 교회를 지향하고 공동체를 중요하게 생각해.

하지만 내가 말하려는 것은 이런 대안교회가 좋다는 게 아니야. 지금 당장 교회 문을 박차고 나오라는 것도 아니고. 세상에 단점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 어디 있나. 대안교회도 여러 가지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을 수 있어. '교회다움'에 대한 정의가 다를 수 있으니까. 정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교회가 어떤 것인지 우리 짧은 머리로 어떻게 다 알 수 있겠어?

내가 너에게 정말 말하고 싶은 말은 교회가 지금 이대로는 안된다는 것이야. 교회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생명체라는 걸 너도 잘 알잖아. 그런데 우리 교회를 봐. 어디 생명체니? 그런 교회를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 보고만 있었어.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이제 더 이상 교회의 문제들을 빤히 보면서 그냥 앉아 있지는 말자. 그릇된 교회의 모습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답습하고 있는 우리 자신을 반성하고 돌아보는 게 필요하지 않겠니?

내가 여기저기서 들은 이야기들을 여기 풀어 놓을게. 함께 들여다보고 고민해 보자. 네 생각과 내 생각을 더하면 멋진 방법이 떠오를지도 모르잖아. 아니, 우리가 고민하면 멋진 방법을 생각나게 해 주실 거야. 누가? 예수님이. 교회의 주인이신 그분이 교회 일에 무관심하고 계시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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