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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독 잡지의 오늘과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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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금

삶의 지표인 복음과 사회적 실천이 함께

서출판 두란노에서 발행하는 월간 (빛과소금)은 명실공히 한국 기독 잡지의 선두 주자라 할 수 있다. 월간지임에도 2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 올컬러 화보로 다양하고 심도있는 주제를 다루는 섹션들, 그리고 한국 기독교인들의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내용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특집, TV부터 도서에 이르기까지 문화 전반을 다루는 '크리스천 문화 바로보기'의 알찬 구성 등 그 방대함과 기획력은 타 잡지보다 월등한 (빛과 소금) 의 자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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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이라는 장수 기독 잡지인 (빛과소금)은 그러나 평탄한 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계속되는 재정난에다, '대표적인 한국 기독 잡지'라는 부담스러운 위치를 고수하느라 내용의 수준이나 편집 방침을 수차례 바꾸는 등 험난한 길을 걸어왔다.

(빛과소금)의 발행 정신은 '빛'과 '소금'이라는 명확한 의미의 두 단어와 도장 모양의 로고 마크(오른쪽)로 설명된다.

"빛은 복음 선포를, 소금은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을 의미한다. 이 두 가지는 항상 함께 있어야 한다. '빛과소금'은 도장 모양이다. 하나님께서 성령의 도장으로 우리를 인치셨음을 뜻한다. 복음의 빛과 봉사의 소금으로 '빛과소금'의 도장이 세상 구석구석에 찍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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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소금)은 창간 당시에는 영혼 구원, 전도, 내면적 체험만을 중시하는 80년대 초반의 기독교 주류를 반성하고, 복음주의에 입각한 신칼빈주의를 주창하고 나선 젊고 패기있는 잡지였다. 교회와 세상, 신앙과 삶을 분리한 이원론적 보수적 신앙을 자각하고 사회 변혁적 기독교, 삶의 지표로서의 기독교를 표방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각에도 불구하고 (빛과소금)은 그들의 의도와는 다른 길을 걸어야 했다. 성경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문제에 있어서 일관성, 즉 신학적 잣대를 갖지 못했다는 것은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에큐메니칼 운동(신앙의 다원주의)에 따라 여러 종파의 신학을 수용했던 것이나, 서로 다른 전제를 가진 각계 인사와 전문가들의 글로 지면을 채웠던 것이 실수였다. 이로 인해 신학적 일관성을 잃은 것은 둘째 치고, 성경과 신앙을 왜곡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빛과소금)이 신학적 일관성에 눈을 뜨고, 기독교 세계관과 개혁주의 신앙에 접근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박인용 목사가 편집장으로 등용된 작년부터 (빛과소금)은 다소 좋아(?)졌다고 할 수 있다. "빛과소금"이라는 이름 값을 제대로 해 내려는 노력을 시작한 것이다.

신앙인에게 '덕을 끼칠 수 있는' 좋은(?) 내용들로만 지면을 채우던 관행을 벗어나 '사회 변혁적 기독교', '삶의 지표로서의 기독교'라는 애초의 의지를 되살리고 있다는 것이 최근의 평가이다.

그러나 (빛과소금)이 풀어야 할 과제는 아직 많다. 15년 가까이 발행되고 있는 권위지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교계의 '권위'를 획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그 중 하나. '두란노'라는 든든한 배경을 갖기는 했으나 정기구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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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 부족과 전문성의 부족으로 인한 재정난을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 지면 구성에 있어서도 아직 자체적인 기사보다는 청탁에 상당 부분 의지함에 따라 과거의 전철을 밟을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 또, 대부분의 내용이 서울의 특수한 상황에 한정된 것이어서 지방 독자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것도 아쉽다.

모든 영역에서 마찬가지이지만, 기독 잡지도 전문성과 함께 선명한 색채를 가져야 한다. 열정만으로 일하며 자기 만족에 그치고, 적자 아니면 다행으로 여기는 패배주의에서 과감히 벗어날 일이다. 한국 기독잡지 중에서는 그래도 '가장 잘하고 있는' (빛과소금)이 벗어남의 선두 주자가 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한 요구일까.

사족 한마디. "(빛과소금)은 도서잡지 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라는 말은 그럴 듯 한데, "(빛과소금)에 실린 글, 사진, 그림은 (빛과소금)의 서면 허가 없이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는 무슨 말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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