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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노동자 피난처

눈앞에서 불의가 행해지는 모습을 보았을 때 나는 어떤 행동을 취하게 될까? '보통 사람'이라 부르는 대부분의 사람은 불의를 보았을 때 혀를 차거나 세태를 한탄하는 정도의 반응은 보이지만 더 이상의 적극적인 태도는 취하지 않는다. 불의에 항거하는 것, 불행한 사람들을 돕는데는 다른 것들은 제쳐두고라도 '자기 희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보통 사람'은 바로 이것, '자기 희생'에 익숙치가 않다. 그렇다면 '외국인 노동자 피난처'를 지키는 네 사람들은 분명히 '보통 사람'이 아니다.

이호택·조명숙 간사부부의 근무처이자 거처인 '외국인 노동자 피난처'는 관악산 기슭에 위치한 '두레학숙'의 지하실을 개조한 8평 남짓 공간이다. 지금은 구경하기 힘든 286 구형 컴퓨터는 그나마 고장나서 사용할 수가 없었고, 1만여건이 넘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피해건들이 담긴 봉투가 쌓여있어, 부엌까지 딸린 방은 그야말로 앉을 구석조차 없었다. 한때는 한달 천여 명에 달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이곳에 발을 디디었다는 믿기지 않는 사실을 그들이 먹다 남긴 소주병들이 증명해 보였다.

지난 한해 이 비좁은 지하실에서 젊은 부부가 피해 노동자들에게 찾아준 보상액은 무려 3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전체 피해액에 비하면 이는 시작이나 다름없다. 백방으로 뛰어다니면서 모금한 자선 보상금도 5천여만원밖에 안된다.

두 사람이 주로 하는 일은 중국 동포들을 비롯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당한 피해를 접수하고, 사건의 유형에 따라 법원에 처리를 위탁하거나 가해자를 만나 보상을 권유하고 때로는 가해자와 피해자간의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하는 일이다. 이들은 무엇보다도 피해자들에게 물질적인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피해 노동자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이 바로 돈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피해액수는 월5%, 복리의 고리대를 쓴 점을 고려하면 한 세대당 우리 돈 450만원이 된다. 이 돈은 중국 노동자들의 한달 월급이 150∼350위안 (우리 돈으로 15,000∼35,000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11년에서 25년치의 소득에 달한다. 더욱이 한국은 취업의 기회가 많지만 중국은 노동과 사업의 기회가 많지 않은 곳이기 때문에 재취업을 해 다시 돈을 번다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이들은 밀항, 매춘 등 극단적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한국에 오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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