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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 스타워즈, 교회들의 전쟁

교회도 생존권 경쟁의 시대, 여기에 파고드는 인본주의

불과 몇 미터 간격으로 들어선 교회들바야흐로 교회도 '생존권 경쟁의 시대'에 돌입했다. 아파트 단지나 신도시가 건립되는 곳에는 어김없이 많은 교회들이 한꺼번에 들어섰다가 얼마 못가 문을 닫곤 한다. 두 세 교회가 담 하나, 몇 미터 간격으로 버젓이 들어서기도 한다. 마치 슈퍼마켓 들어서는 것처럼. 여기서 경쟁은 시작된다. 


교회들, 치열한 생존권 경쟁

일정한 지역의 한정된 인구를 대상으로 너무 많은 교회들이 들어서니 자연히 경쟁이 생길 수밖에 없다. 교회 운영을 위해 필수적인 '성도'와 '헌금'을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서.

광주 S교회 S목사는 "설교 때는 사랑과 연합을 외치고 복음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지만, 사실 교회끼리의 경쟁은 세상 그 어떤 세력 다툼에 못지 않다. 서로 비방하고, 상대 교회를 깎아 내리며 지교회를 추켜세운다. 복음은 어디다 던져버리고, 살아남기 위한 생존 논리가 교회를 지배하는 참혹한 현실이다." 며 탄식한다.

자리만 좋으면 근처 교회는 아랑곳 않고 버젓이 들어선다. 성도를 빼앗기고 새신자를 빼앗기면 교회 운영은 둘째 치고 우선 기분이 나쁘다. 결국 상대교회 비방, 물량공세, 현세 구복적 설교 등을 통해 사람 끌어 모으기에 혈안이 된다.


목표는 '성장', 성장을 위한 프로그램들

교회들의 경쟁 자체도 심각한 문제이지만 이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경쟁 때문에 빚어지는 교회 내부의 오류들이다. 이웃 교회보다 사람들을 더 많이 끌어들이고 더 좋은 평판을 듣기 성장을 위해 도입하는 각종 프로그램들위해서 교회의 본분을 떠나 범하는 실수들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이런 측면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가지고 일하는 교회는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인식되지만, 바로 그 프로그램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총동원 주일'. 이는 목회자는 물론 교회의 능력을 최대한 과시(?)할 수 있는 행사로서 성도들에게 교회에 대한 자부심과 소속감을 심어주고, 초청된 불신자들에게는 교회를 선전하는 좋은 기회가 된다. 그러나 일부 목회자나 교회 지도층이 '총동원 주일'에 거는 기대는 자못 의심스럽다. '총동원 주일에 교회에 오는 불신자들이나 열심 없는 사람들을 합해 100이라고 한다면, 이 행사를 통해 3∼4명은 꼭 건지니까 나머지는 어쩔 수 없이 잃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귀한 생명 서넛이라도 건지니 얼마나 다행인가.' 상당히 위험스러운 생각이다. 이렇게 해서 '건진' 사람들이라도 잘 양육하면 다행이겠지만 얼마 못가 이들마저 잃는 경우가 다반사다.

'전도특공대'. 복음 전파라는 지상 명령을 따라 전도에 힘쓰기 위해 운영되는 이러한 조직은 전도 효과가 높을 뿐만 아니라 교회 안에 활기를 불어넣는 촉매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런 조직은 전도와 복음 증거의 본질을 거론하기 전에 그 자체로서 어불성설이다. 새생명을 얻고 기쁨과 감사의 삶을 살게된 데서 우러나는 자발적인, 누구나 할 수 있는 전도가 어떤 특정인들만의 사명으로 축소된다. 또한 이러한 조직적 활동은 개인의 전도 실적과 곧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래서 오히려 교회와 복음에 대한 반감을 키우고 주변 교회와의 경쟁을 증폭시키는 역효과를 거두게 된다. 불신자들을 방문해서 '우리 교회가 다른 교회보다 좋은 이유'를 들거나, '저 교회 목사보다 우리 교회 목사님이 설교를 더 잘한다'는 식으로 설득한다. 교회적인 차원에서 물량 공세를 펼치기도 한다.

특별 전도주일, 일천번제, 경배와 찬양예배, 연중 특별 새벽기도회, 불신자 초청잔치, 연예인 초청예배, 신유은사 집회, 각종 부흥사경회 등 일련의 행사들도 단골 메뉴. 열심을 잃고 슬럼프에 빠진 성도들에게 새롭게 결단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무덤덤한 신앙생활에 신선한 자극을 주기 위한 교회의 '구차한' 배려라고나 할까. 이런 행사들에 대해서는 이미 그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단발성 행사들로 성도들을 자각시킬 수 없다는 주장과, 전도나 새벽기도회 및 예배 등에 과연 '특별'라는 수식어가 적당한가라는 의문도 설득력이 있다.

이런 행사들의 효과나 부작용을 논하기 앞서, 더 큰 문제는 참여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반강제적 분위기 조성에 있다. 평소에 기도 안하면서, 전도 안하면서, 찬양 안하면서 이런 행사에라도 참석해서 때우지 않으면 어쩌느냐라는 식으로 '협박'한다. 이같은 행사에 참석하면 마치 면죄부가 주어지기라도 하는 것처럼 생각하게 만든다. 다소 과장스럽기도 하지만, 이것은 결과적으로 전도나 기도를 유도하기보다 오히려 억압하는 것이 된다.


경쟁할 걸 경쟁해야지

경쟁은 발전의 계기일 수 있지만 교회끼리의 경쟁은 결국 제살깎기의 소모전에 불과하다. 또한 이같은 프로그램들에 섞여들기 쉬운 인본주의, 반(反)성경적 사고들도 경계해야 한다.

성도들이 앞서 거론된 프로그램이나 행사들을 통해 자꾸 자극을 받아야 한다면 이는 '마약'과 같은 의미를 지니게 된다. 또, 불러모으고 자극을 주는 프로그램은 무성하지만 그들의 올바르고 건전한 신앙생활을 뒷받침해 줄, 교육·양육·관리의 프로그램은 아예 없거나 준비가 미흡한 경우가 많다. 전도해서 등록한 새신자 수는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데 전체적으로 교인 수가 늘지 않거나 오히려 감소하는 현상은 좋은 예이다. 30여 년 간 선교단체와 교회에서 가르치고 양육하는 사역을해 온 문규성 장로(49, 광주 제일교회)의 말이 인상깊다.

"행사는 행사로 끝나고, 운동은 운동으로 끝난다. 말씀과 성령으로 한 사람의 전인격을 변화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강정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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