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89년, 뚜뚜∼삐이익…, 학교 가기전 XT 컴퓨터에 1200BPS 모뎀으로 케텔(Ketel)에 접속한다. 아침에 접속 시킨 후 저녁까지 전화를 사용해도 1통화 요금만 내면 된다. 케텔이나 PC-Serve 통신 서비스 사용이 무료이기 때문에 느긋하게 채팅할 수 있다. 케텔 대화방은 가끔 블랙홀(채팅 중 시스템이 정지함) 때문에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을 때가 있지만 그래도 접속을 끊고 몇 시간 후 재접속 하면 된다. 케텔에 들어가 봐야 볼 수 있는 건 한경경제신문 및 게시판 글, 그리고 공개자료 뿐이다. 8년이 지난 지금, 케텔은 하이텔로 바뀌었고 PC-Serve는 천리안으로 바뀌었다. 여기에 나우누리, 유니텔, 아미넷이 등장하였다. 속도도 1200BPS(초당 1200개의 비트[bit]를 전송함)에서 28800BPS로 24배 향상되었다.
2년전부터 신문 한 귀퉁이에 '인터넷'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은 H컴퓨터 회사에서 컴퓨터 이름 자체를 인터넷을 모방한 '멀티넷'이라 광고하기도 한다. "인터넷을 모르면 취직도 할 수 없다?" 최근 대기업들은 행여 질세라 인터넷에 사원 모집 광고를 내고 있다. 영어를 모르면 뒤떨어진다는 말은 옛말이 되어 버렸고 컴맹들에게 '컴퓨터를 모르면 회사를 떠나라'는 무시무시한 협박이 떠나기 전 '네트맹' 공포가 새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인터넷이 가져온 네트맹 증후군은 영어도 잘 못하고, 컴퓨터도 모르고, 인터넷은 더더욱 까막눈인, 이른바 '올맹(ALL盟)'에게는 살아남기가 팍팍한 세상이 되어 버린 것이다. 모일간지 기사에 '대학생들 컴퓨터, 인터넷 스트레스'라는 기사가 나왔다. 대학생들조차도 '인터넷' 과 '컴퓨터'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컴퓨터 통신 양산맥은 하이텔과 천리안이라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컴퓨터 통신의 꽃은 동호회다. 동호회는 컴퓨터 통신에서 별도의 독립성을 보장한다. 천리안이나 하이텔에서는 동호회 대표자에게 운영자 아이디(ID)를 발급해주고 별도의 폐쇄(회원제)로 운영할 수 있도록 자료실 및 게시판 관리권한을 준다. 90년 2월 13일 그리고 9월 13일에 데콤의 PC-Serve(현 천리안) 와 Ketel(현 하이텔)에 한국컴퓨터선교회(KCM)라는 기독교 동호회가 만들어졌다. 86년에 창설된 KCM은 90년에 두 곳의 컴퓨터 통신망에 '순수 기독교 통신 동호회'를 만들었고 96년, 하이텔 가입 회원자 수가 1만 5천여명이 넘는다. 90년 초 400명의 회원 숫자에 비하면 엄청난 부흥이라 말할 수 있다. KCM뿐만 아니라 CCMG(Contemporary Christian Music Gospel), 셈틀선교회, 아멘&셀라, 생명의 빛, IVF 동호회... 등 많은 통신 모임이 결성되었다. 비공식적으로 사설BBS를 이용한 통신 모임까지 계산한다면 상당히 많은 모임이 있는 것이다. 90년초 KCM은 한때 이단이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그 이유는
컴퓨터가 '666'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컴퓨터 선교회'는 '666선교회'
일 수 있다는 편견 때문이었다. 사실 '666'과 컴퓨터는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다. 그리고 지금은 교회 및 목회자가 컴퓨터를 이용해
수많은 기독정보를 교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6∼7년전 한국 기독교가
컴퓨터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고 관심 밖이었는가 되돌아본다.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의 활발한 활동 하이텔부터 보자. 하이텔에는 기독교에 관련된 모임이 2곳이 있다. KCM과 CCMG이다. KCM은 기독교에 관련된 종합 모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방대한 자료를 한 곳에 종합해 놓았다고 생각하면 된다. CCMG는 이름 그래도 CCM에 관련된 전문 기독 모임이다. CCM곡을 컴퓨터 음악카드나 미디(MIDI) 데이터로 만들어 자료에 올리고 문화정보를 교류하는 장이다. 현재 5천여명의 회원이 가입되있고 소모임으로 낮은울타리 포럼, 찬양·악기모임, 문화정보, CCM차트 등 활동이 왕성하다. 아마 통신주체가 젊은 청소년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천리안에도 KCM의 활동은 활발하다. 하이텔에 비해 자료 정리가 잘 되어있고 특히 KCMI(기독교정보)와 연결하여 고품위의 기독정보를 얻을 수 있다. 회원수도 1만 4천명 정도다. 생명의 빛(정보화사회 목회와 선교) 모임은 90년 기독교 BBS로 출발하여 93년 10월 8일 천리안에 동호회 개설을 하였다. 주로 신학생 및 목회자 위주의 모임이다. IVF동호회는 IVF모임 위주로 개설했으며 1천 3백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다. 나우누리는 셈틀선교회(NSM)와 아멘&셀라 모임이 있다. NSM은 KCM과 성격이 비슷하고 아멘&셀라는 하이텔의 CCMG 모임과 성격이 같다.
지난 6월, 1년동안 데콤 보라넷에 시험적으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운영했던 KCM이 자체 서버를 구축했다. KCM 자체 정보 제공은 물론 기독관련 인터넷 사이트를 분야별로 나누어 정리해주고 있다. 어떻게 보면 7년전 Ketel과 PC-Serve에 첫 기독 동호회를 만들 때 모습과 흡사해 보인다. 자체 서버이며 만 10년동안 활동한 KCM을 바라보면 인터넷에서의 선교활동은 기대할 만 하다.
작년 2월, KNCC(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서 '한국 기독교 컴퓨터 센터'를 설립했다. 교회협은 동 센터를 통해 국내에 종합적 기독교통신망 "한국기독교정보"(X-Serve)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KNCC의 노력을 한국 교회는 주의깊게 주시해야 할 것이다. 많은 선교단체가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있고 서울의 몇몇 교회에서는 자체 홈페이지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전문적이라기 보다는 개인의 열성으로 만들어진 곳이 대부분이다. 즉 개인의 관심만 있을 뿐이지 각 기관이나 교회의 관심은 인터넷과는 아직 멀다는 말이다. '첨단시대의 첨단소외' 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몇몇 큰 교회를 제외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인터넷' 과 '컴퓨터'에 대해 너무나 무지하다. 그나마 선교단체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 정보화 시대에 맞추어 뒤떨어지지 않고 사이버 스페이스를 활용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인터넷'을 그들과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도구로 취급해서는 안될 것이고 또하나의 보이지 않는 선교대상으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제, 사이버 스페이스에 주님의 복음을 심기 위한 또 한 번의 기회가 다가온 것이다. 글 : 김형석 관련기사
|
|
|
Copyright(c) 1997, Voice21.net. But All right not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