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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13

 

 

 

 

 

 

  

■커버취재

주일성수가 힘들다

K교회의 주일 예배 시작시각은 9시 15분. 코이노니아(친교) 시간과 성경공부 그리고 그밖의 모임들이 늦어도 1시 30분까지는 마무리된다.

『어떤 지체가 혼자서 예배당을 나온다. 예배는 끝났는데 남은 시간들이 왠지 허전하다. 다른 지체들을 기다릴까 갈등도 생긴다. 그러나 주머니에 돈도 없고 피곤하기도 하고 그대로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평소 같으면 다른 지체들과 식사도 하고 그 후의 정해지지 않은 일정을 즐겁게 보내야할 자신이 오늘은 유달리 소외된 기분이다.』

이와같은 일이 예사는 아니다. 교회를 나서기만 하면 평일에 정을 못나눈 게 아쉬워서 오늘은 어디서 시간을 때워볼까 고민이다. 몇차, 몇차까지 거쳐 돈없고, 힘이 다빠져 파김치가 된 다음에야 집으로 향한다. 그때는 이미 주일 하루가 거의 지난 상태이다. 주일 오후만 해서 쓴 돈이 평일날보다 더 많고 육체적으로도 많이 피로해져 있다.

중·고등학생 시절 크리스천에게 있어서 주일성수의 방해물은 바로 '공부'이다. 자율학습이 폐지되었다고는 하나 아직 많은 학교에서 주일날 등교를 하라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라 하더라도 월요일에 시험이 많아 주일 새벽 일찍 일어나 도서관 자리를 맞춰야한다. 임역원을 맡고 있는 중·고등부 지체들의 경우 주일날 공부는 포기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부모들의 압박 또한 만만치 않다. '너가 교회활동을 하니까 성적이 떨어진다'라고 말이다. 아무리 수가 많은 고등부라 할 지라도 고3 반의 수는 해마다 급격히 떨어진다.

대학을 다니는 크리스천에게 있어서 시험은 주일성수를 하는데에 그리 문제시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들을 가로막는건 과활동과 동아리모임이다. 답사가 잦은 과는 주로 토· 주일에 답사날짜를 잡는다. 이같은 답사는 교수와 같이 가는 것이고 출석으로 들어가는 거라 가지 않을 수 없을 때가 많다. 대다수의 동아리들도 마찬가지이다. M교회 P지체는 대학에 들어가서 '산악회'라는 동아리에 가입했다. 그러나 그 동아리가 주일만 캠핑을 가기 때문에 갈등이 많았다. 결국은 학과 성격상 다들 필수적으로 가입하게 되는 '산악회'를 택했다. 때문에 교회를 다니지 못하게 되었지만 별 후회는 하지 않는다.

대학을 졸업하면 이제 취직하는 것이 문제다. 워드 3급 시험부터 시작해서 각종 자격증시험, 공무원시험 그리고 고시 등의 시험날짜가 모두 주일이다. 94년도에는 「국가 및 기관행사 주일실시 반대 1천만서명 운동」이 한국복음주의 협의회 주관 하에 전국적으로 확산되었었다. 그러나 여전히 주일날 여러 국가고시들은 치뤄지고 있고, 그로 인하여 주일 예배를 드려야 하는 크리스천들 특히 국가행사, 각종임용고시, 사법시험 및 특수고등학교입학시험(외국어 고등학교, 과학고등학교등)에 응시할 자격과 권리가 있는 크리스천들이 그것이 주일에 실시되기 때문에 신앙양심에 가책을 받아 응시포기 내지 고민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한다. 게다가 대기업 면접시험에서 크리스천에게 자주 던져지는 질문이 있다. 주일날 회사에 할 일에 있으면 일을 할 것인지 주일성수를 할 것인지이다. 그 질문 앞에서는 아무리 담대한 신앙을 가진 크리스천도 당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부질없는소리> 5호에서 인터뷰를 했던 L지체도 그러한 면접시험 때문에 직장을 여러번 포기했어야 했다. 그런 L지체였지만 직장을 잡은 뒤 주일성수에 대한 심정을 이렇게 토로한 바 있다. "3달에 2번 꼴로 당직이 걸리므로 그땐 주일성수를 지킬 수 없다. 그리고 갈등같은 것은 없어졌다. 옛날엔 주일성수에 대한 생각이 강렬했지만 다들 그러니까..., 많이 희석되어 버렸다"라고 말이다. 이렇게 직장을 구하고 나서도 주일성수의 길은 힘겹기만 하다. 이 모든 일은 주위의 여러 환경때문일 수도 있겠으나 처음 다짐했던 하나님에 대한 사랑이 점점 시들어서 일어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번(6/2·日)에 광주 J교회 대학부의 한 부서에서는 '주일성수'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자신이 주일성수를 얼마나 잘하고 있는가에 92%의 지체가 '노력은 하지만, 보통, 많이 부족, 無(무)'순으로 대답을 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주일 오후엔 어떤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78%의 대답이 '모임, 무계획, 점심, 교제, 공부 등'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비단 이 교회 만의 사정은 아니다.

크리스천들은 이론적으로나마 어떻게 해야 주일을 거룩하고 바르게 보내는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는 있다. 그러나 그에 비해 행동이 부족한 것은 분명하다.

유학준비로 한동안 서울에서 생활을 했었던 K교회 정수미 자매의 말을 들어본다.

"주일에는 거룩해야 한다. 물론 거기에는 내적·외적 다 포함되어 있다.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평일에는 정말 열심히 살았다가 주일에는 자기에게 있는 가장 좋은 옷을 입고 생활을 하는, 어찌보면 청교도주의적인 정신을 갖고 있는 듯하다. 나도 주일이면 새벽에 일어나 깨끗하게 목욕하고, 화장하고, 예쁜 옷을 입고 전철 안에서 성경을 읽으며 교회에 갔던 기억이 난다. 주일 만큼은 일주일 간의 문제들은 일체 생각지 않고 하나님을 더욱 사랑하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올바로 하고, 또 예배드리는 데에 온 정성을 다해야 한다. 주일에는 세상을 약간 떠났으면 한다. 나보다는 주님을 먼저 생각하고 그날 주신 말씀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며 생활해야 한다. 내가 다녔던 S교회에서는 그날의 설교 말씀이 성경공부시간, 그 후의 교제 시간까지 이어져 하루 종일 말씀 중심의 사이틀로 돌아갔었다. 그게 성도들의 생활이 되어 버린 것 같았고 자연스러웠다. 그런 모습은 본을 받아 주일하루만큼은 예쁘게 살았으면 한다"

우리는 안식일의 주인으로 오신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참되고 즐거운 안식을 갖게 되었다. 주일은 예수님께서 우리 죄를 사하시사 이른 아침에 살아나신 날이고(막16:9), 이날 저녁 유대인들을 두려워하며 문을 닫고 있는 제자들에게 친히 나타나시사 평강과 성령을 주신 날이다. 이날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떡을 뗀 날이며(행20:7) 초대 그리스도인들이 예배를 드렸던 날이다.(고전16:1-2) 그리고 사도 요한이 성령에 감동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를 받고 요한계시록을 썼던 날이다.(계1:10)

먼저 우리는 6일동안 살면서 주일을 준비해야한다. 그리고 7일 되는 날에는 하나님의 사랑을 맘껏 누리기에 힘써야한다. "혹은 이날을 저날보다 낫게 여기고 혹은 모든 날을 같게 여기나니 각각 자기 마음에 확정할지니라 날을 중히 여기는 자도 주를 위하여 중히 여기고 먹는 자도 주를 위하여 먹으니 이는 하나님께 감사함이요 먹지 않는 자도 주를 위하여 먹지 아니하며 하나님께 감사하느니라(롬14:5-6)" 예수님께서 안식일의 주인됨(마12:8)을 잊지 말고 주께서 부활하신 날을 거룩하게 보낸다면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계22:20)"하신 예수님이 다시 오시는 주의 날에 우리는 찬란한 새 땅과 새하늘 위에 서 있을 것이다.

글 : 조정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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