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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9

 

 

 

 

 

 

  

■커버스토리

선교단체와 교회는 물과 기름?


모 교회에 다니는 김 모군(20세, 대학생). 김 군은 같은 교회 청년부 지체들과 교제하기가 자꾸 꺼려진다. 선교단체에서 1년째 양육을 받고 있는 김 군으로서는 평상시 친하게 지내는 교회 지체들이, 선교단체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기만 하면 자기를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것이 무척 부담스럽다. 교회 친구들이며 선배들까지 선교단체는 이상한 곳이 아니냐며, 심지어 이단이 아니냐는 질문 공세를 퍼붓는다.

"그 곳에서는 주일날 교회에도 못 가게 한다며?... 그런 이단이 어디 있냐? 삼 사단쯤 되겠다. 그런데는 가지 않는 게 좋아.", "거긴 왜 그렇게 보수적이니? 너랑은 말이 안 통해서 갑갑해.", "결혼도 위에서 정해주는 사람끼리 해야 한다며?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구나..."

김 군은 이런 질문들만 나오면 가슴이 너무 답답하다. 그게 아니라고, 너희들이 오해하고 있는 거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김 군의 말은 거기서 끝을 맺고 만다. 어떻게 조리 있게 설명 해야 할지 그 방법을 모르겠다. 이해가 갈 만큼 설명해 준 적도 있었지만 도무지 이해하려고 들질 않는다. "그런 이단이 어디 있냐?" 김 군은 또한 선교단체에서도 갑갑할 때가 있다. 김 군이 교회활동을 바쁘게 하는 걸 아는 한 동기가 이런 말을 한다. "왜 교회 사람들은 그 모양이니? 성경을 잘 보려고 하는 것 같지도 않더구나. 자꾸 세속화되어 가고 있는 것 같아. 행동하는 것도 별로 크리스천답지 못하고..." 이럴 때면 김 군은 또다시 말문이 막힌다. 알지도 못하면서 말을 막 하는 그 동기가 너무나도 밉다. 교회에 가 보지도 않고 선교단체에 먼저 와서 활동하기 때문에 그럴 거라는 선배의 다독거림에 그냥 참기로 했다. 김 군은 자신이 속한 선교단체가 좋은 곳이란 걸 안다. 자신을 1:1로 양육해 주고 있는 선배는 친형과도 같이 느껴진다. 너무도 좋은 프로그램들이 있어 교회 친구들과 함께 했으면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김 군은 교회활동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선교단체 선배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교회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성가대는 물론이고 편집부 활동까지. 교회에는 정이 느껴진다. 교회에만 오면 마음이 편안하다. 더군다다 어렸을 적부터 다녔던 교회인지라 고향과도 같은 곳이다. 하지만 체계적인 양육프로그램은 미흡한 것 같다. 그래서 김 군은 지난 1년간 선교단체와 교회활동을 병행해왔다. 그러나 지금은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교회에서는 교회대로 선교단체에서는 선교단체대로 그 쪽에 전념하라는 요구가 계속된다. "노골적으로 한쪽을 택하라고 말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두 곳에서 요구하는 활동들이 상당부분 겹쳐요. 시간적으로도 그렇고, 심적으로도 그래요. 집안에서는 학과공부는 소홀히 하면서 왜 그리 바쁘냐고 야단이고... 하지만 어느 한쪽이라도 놓치고 싶지 않거든요. 그래서 고민입니다

." 김 군은 교회와 선교단체 모두 장단점이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두 곳 모두 활동하고 있지만 서로 간에 너무 단절되어 있어서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교회는 정이 많이 들었기도 하지만 신앙생활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교회는 양육프로그램이 너무 빈약합니다. 그 곳(선교단체)에는 좋은 프로그램이 많이 있습니다. 교회와 선교단체가 프로그램을 공유했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바램입니다."

 

교회 : 선교단체 = 물 : 기름

김 군 말고도 선교단체와 교회사이에서 갈등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한다. 개인적인 갈등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애써 외면하려해도 그럴 수 없는 것은 이러한 갈등들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또 실제로 선교단체와 교회 사이에는 갈등을 유발케 하는 절대변수가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교회 지도자들과 선교단체 지도자들의 단절을 들 수 있다. '선교'라는 같은 푯대를 향해 나아가면서도 선교의 대상과 장소, 더 나아가 선교의 방법 등에서 그들은 견해를 달리하는 듯하다. 선교단체가 대부분 캠퍼스 선교를 하는데 반해 교회는 선교의 대상이 광범위하고 여러 계층에 분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부에서는 선교단체가 제자양육 프로그램에 있어서 교회를 훨씬 능가한다고 생각하여 우월감에 빠지기도 한다. 그 우월감이 교회와의 연합을 손해보는 것으로 착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능가한다'는 개념은 '캠퍼스 선교'라는 특수성과 '과거'라는 시점에 국한된다. 그런 식으로 말한다면 교회는 캠퍼스 선교를 제외한 모든 선교활동에서 선교단체를 능가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분법적 논리는 지금까지 교회와 선교단체를 음성적으로 비방하게 만들었다. '선교'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고 서로 힘을 합하여 해야 할 일들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과 기름'처럼 나뉘어져 있어야만 했다. 하지만 이제 사정은 다르다. 교회가 캠퍼스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아니 이미 돌렸다고 해야 옳다. 이제 점점 교회와 선교단체의 공통점이 '선교'라는 막연한 개념에서 '캠퍼스 선교'라는 구체적인 개념으로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대학에 가 보면 규모가 큰 교회의 경우 캠퍼스모임이 선교단체 못지않은 조직을 갖추고 복음을 전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전남대학교의 경우 대학내에서 캠퍼스 모임을 갖는 교회의 숫자는 선교단체숫자의 거의 2/3수준에 다다른다. 전기협(전남대학교 기독교회 선교단체 협의회)에 등록된 교회의 캠퍼스모임만 해도 5개나 된다. 이제 캠퍼스에는 복음을 전하는 수많은 무리들이

생겨났다. 그 중에는 교회에 속한 단체들도 있고 선교단체도 있다. 반면에 이단들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의 조직을 갖춘 채 독버섯처럼 양산되고 있다. 선교단체와 교회는 더 이상 다른 관심사를 가지고 있지도 않고 서로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이제는 서로를 알아가는데 힘을 써야한다. 서로를 알아보면 같은 하나님의 일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서로의 길이 결코 다른 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 지도자들과 선교단체 지도자들 사이의 끊임없는 교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로가 서로를 너무 모르고 있는 상황에서 '연합'이라는 현실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선교'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서로를 음성적으로 비방하는 현실은,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서로에게 볼멘소리를 하는 현실은 오랜동안의 대화의 단절에서 비롯되었다는 지적이 있다. 교회와 선교단체의 관계회복은 위에서 말한 김 군의 경우처럼 개인적인 갈등을 해결하는데만 그치지 않을 것이다. 서로 합력하여 이루어내야할 '선'들이 이세상에는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글 : 전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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