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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37

 

 

 

 

 

 

  

커버논단Ⅱ
 


윤리와 종교와의 접목

이러한 윤리의 개념은 종교적인 차원으로까지 올라간다. 종교는 사람들의 윤리적인 능력을 계발해서 이상적인 사회를 건설하고자 한다. 그것이 종교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세상의 모든 종교는 윤리를 내포한다. 윤리를 내포하지 않은 종교는 사람들에게 외면 당한다. 때문에 모든 종교는 자기 종교가 참 종교이고 사회에 꼭 필요한 종교이며 아름다운 사회를 건설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종교라는 것을 부각시키기 위해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윤리를 실천의 덕목으로 내세우게 되는 것이다.

고대로부터 모든 종교는 인간으로 시작해서 인간으로 마쳐진다.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종교이다. 종교는 인간이 신과 함께 하는 세계를 만들어 놓고 신에게 파격적인 권위와 가치를 부여한 데서 시작한다. 그리고 인간 편에서 신을 치장하면서 신에 대한 의식을 계획하고 실행해 나간다. 신으로부터 주어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교리라는 것도 신이 직접 계시한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자기의 종교를 다른 종교와 차별화하기 위해서 짜놓은 각본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는 그 교리에 인간 스스로 권위와 가치를 부여해서 종교에 참여하는 모든 민중들에게 믿음을 요구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교리 안에 윤리가 내포된다.

결국 종교를 통해서 나오는 윤리는 이런 식으로 해서 무한한 권위와 가치를 지닌 채, 신의 요구사항으로 등장하게 된다. 윤리에서 이탈하는 것은 신의 명령에 대한 불복종으로, 신의 노여움을 살수밖에 없는 행위로 규정지어 버린다. 그래서 고대로부터 윤리를 벗어난 행동은 하늘의 진노를 사게 되고, 반면에 윤리 안에서 착함과 의로움을 보일 때는 신으로부터 주어지는 상이 있음을 말해왔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간 스스로 인간의 감정과 정서에 맞는 신을 만들고, 신의 명령을 만든 가운데 스스로 신의 통제 속으로 들어감으로써 아름다운 사회를 깨뜨리는 인간의 나쁜 행동을 제약하고, 사회를 선한 쪽으로 유도하고자 하는 '종교'인 것이다. 그리고 윤리에 대한 실천을 신에 대한 믿음으로 내세우는 것이다. 결국 종교란 이상적인 사회에 대한 인간의 기대감과 열망을 싣고 있는 허구의 세계라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떤 결과가 생겼는가?

이렇게 종교가 윤리에 대한 가치를 높이 평가할 때 나타나는 필연적인 현상은 신을 윤리적인 감정과 종교적 상상력을 가지고 묘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종교들은 절대자의 모습을 하나같이 대자대비와 자애로움과 사랑으로 묘사한다. 불교는 부처의 모습을 대자 대비한 분으로 보여주기에 힘쓰고, 천주교에서도 예수님의 모습이나 마리아의 모습을 나타낼 때 인자하심과 사랑과 자비가 풍성한 모습으로 나타내기에 힘쓰지 않는가? 이것은 기독교도 예외가 아니다. 이것이 윤리적 감정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신에 대한 종교적 상상인 것이다.

어른이나 어린이에게 예수님의 얼굴을 그려보라고 한다면 백이면 백 모두가 자비하고 사랑이 많은 모습으로 표현하려고 한다. 영이신 하나님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는 것은 성경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해서 그리지는 않지만 모든 사람들의 머리 속에는 자비하시고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으로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모든 것이 윤리적 감정을 가지고 있는 인간들의 종교적 상상력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간을 죽이시는 하나님은 전혀 상상하지 못한다. 사랑의 하나님이 그럴 리가 없다고 한다. 무서우신 하나님이 아니라 손자를 귀엽게 바라보고 있는 할아버지 같은 하나님이 하나님답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러한 윤리적 감정과 종교적 상상력에 빠진 채 하나님을 찾고 성경을 보기 때문에 오늘날 기독교가 윤리를 신앙화 해서 믿음의 기준으로 세워버린 것이다. 이 때문에 교회가 하나님과 윤리를 함께 뒤섞어 버렸다. 윤리적인 하나님, 윤리적인 예수님을 가르친다. 그렇게 됐을 때 윤리가 부족한 신자는 자연히 신앙이 부족한 신자가 되어버린다. 윤리가 있으면 신앙이 좋고, 윤리가 없으면 신앙이 좋지 않은 자로 간주된다. 윤리가 있는 신자가 천국 가고 윤리가 없는 신자는 천국에 갈 수 없다는 식이다.

물론 윤리가 우리를 천국 보낸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렇게 되면 그리스도를 부정하는 이단이 된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윤리를 소홀히 할 수도 없다. 하나님을 믿는 신자가 세상 사람보다 윤리에서 뒤떨어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여기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사랑이 많으신 분이기 때문에 우리도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것이 '기독교 윤리'로 포장된 채 교회에서 가르쳐지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하나님이 윤리적인 분임을 증명하기 위해서 하나님의 계시를 뒤진다. 하나님의 계시 안에서 윤리를 찾아내기에 혈안이 된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뜻과는 상관없이 윤리에 대한 인간들의 기대와 요구를 들어주고 있는 것 같은 구절들만 추출하여 사용한다. 이런 자들에게 산상수훈은 눈이 번쩍 뜨이게 하는 말씀일 것이다. '남을 미워하지 말아라' '오른손이 한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대라'는 등의 말씀들이 완벽한 윤리의 말씀으로 들린다. 타종교들도 최고의 윤리로 가득 차 있는 이러한 예수님의 말씀에는 머리를 조아릴 수밖에 없다고 으스댄다. 역시 기독교만이 참된 진리라고 자화자찬하고 만족해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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