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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32

 

 

 

 

 

 

■Sight
 

맹자와 순자의 그칠 줄 모르는 논쟁

인간은 태어날 때 선한 존재인가 악한 존재인가?





순자 : 아이구 추워라…. 형님, 올 겨울은 유별나게 춥다는 생각이 더 드는군요. 예년 기온과 비교하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닌데 말입니다.

맹자 : 아이에무에푸(IMF) 한파 때문에 더 추운 것 아닌가. 올 겨울은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더욱 힘든 겨울이 되겠구먼. 쯧쯧, 빨리 나라가 안정되어야 할 터인데…

순자 :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요즘 제가 쓴 책 [순자] 판매량이 반으로 줄어드는 바람에, <더 보이스> 구독료도 못 내고 있는 형편이라니까요.

맹자 : 이 사람아, 굶어 죽어도 구독료는 내야지! 생긴 건 그 꼴이어도 배울 것이 얼마나 많은 잡지인데. 아무리 경제가 어려워도 교육비 지출을 아껴서는 못쓰는 법이야.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하지 않던가…. 그나저나, 자네 요즘 애들 교육은 잘 되어 가는가?

순자 : 말도 마십시오. 힘들어 죽겠어요. 살살 타일러도 안 되고, 몽둥이로 두들겨 패도 안 되는데, 대책이 없어요. 새파란 것들이 이젠 매를 들면 선생한테 대들지를 않나, 세상이 어떻게 되려는지 원….

맹자 : 내, 누누이 말했지 않은가. 차라리 내버려두라고. 모든 인간의 마음에는 본래 선에 대한 가능성이 담겨 있기 때문에, '인의예지'의 네 가지 덕성이 잘 발휘되면 다 좋은 결과를 보게 된다네. 자넨 요즘 한참 각광받고 있는 '몬테소리 교육법'이라는 것도 못 들어 봤는가?

순자 : 형님, 저 역시 누누이 말씀 드리지만, 인간이라고 하는 것이 본래 악한 것이라니까요. 그런 존재에게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릇된 것인지도 가르치지 않는다면, 그가 선악의 분별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법은 왜 만들구요? 세상의 악한 모습들을 보고 있노라면 인간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더럽고 추한 존재인가를 금방 알 수 있는데, 형님은 고집도 참 대단하십니다, 그려….

맹자 : 자네 같은 뒷골목 출신 학자들은 못된 놈들이 판치는 세상만 보고자라서 그런 소리를 하는 모양인데…. 이보게, 세상은 그게 전부가 아닐세. 착하고 순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래?

순자 : 착하고 순하다 하는 것은 교육의 결과지요. 형님도 갓난 아이들을 키워 보셨지요? 그저 자기 자신밖에 모르지 않습니까? 배고프면 울며 보채죠…. 누가 자기 젖병이라도 빼앗아 보십시오. 가만있던가요? 한바탕 난리가 나지 않습니까?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악한 존재이지만, 때려서라도 바른 성품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 아닐까요?

맹자 : 차분하게 생각을 좀 해보고 말을 하게. 아까 자네 입으로, 이젠 때려서 듣는 놈이 없다고 하지 않았는가. 교육의 근본은 '사랑'이야. 사랑으로 가르쳐야지. 아까 내가 말한 '몬테소리 교육법'은 아이들에게 뭔가를 강요하거나 억압하지 않고 자유롭게 내버려둘 때 더욱 좋은 결과가 나오더라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개발한 교육 방법이라네. 때리거나 윽박지르지 않고도 충분히 교육적 효과를 보고 있다는 거야.

순자 : 형님이 말씀하신 그 '몬테소리 교육법'이라고 하는 것, 우리 애들에게도 잠시 시켜 봤는데, 그건 지식의 증진에나 도움을 줄 뿐, 사람을 선하게 만드는 교육은 아니라고 봐요. 죄는 죄를 낳고, 시궁창에서는 페스트균이 나오기 마련이죠. 근본이 타락한 인간들을 자기 마음대로 하도록 내버려둔다고 해서, 거기서 무슨 선한 것이 나오겠습니까?

맹자 : 그럼 자네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본질상 완전히 타락한 존재라고 보는 것인가?

순자 : 그럼요. 성경 말씀에도 있지 않습니까?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고….' 세상에는 태어난 순간부터 선한 사람이라고는 단 한사람도 없습니다. 저도 그렇고, 형님 역시 마찬가지구요. 이것이 조금 유식한 말로 '인간의 전적 타락'이라고도 하지요.

맹자 : 내가 전적으로 타락한 놈이라구? 허허, 이 친구…. 자넨 항상 너무 과격해서 탈이야. 왜 세상을 그렇게 삐딱하게만 보려 드는지 모르겠네.

순자 : 그렇다고 제가 절대적인 비관론이나 허무주의를 펴자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단지, 인간 본연의 악한 습성을 끊임없는 노력으로 선하게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죠. 그리고 당연히 그것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교육'이구요.

맹자 : 이 사람아, 반대로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원래 인간은 선한 존재인데, 세상을 살아가며 악한 것들을 보고 듣다 보니 더럽혀진 것이라고.

순자 : 형님의 그 말씀에는 정말 동의할 수 없구만요. 그렇다면 세상에 존재하는 '악'은 누가 만들어 낸 것입니까? 저는 누가 뭐래도 인간이 백퍼센트 악한 존재라고 생각해요. 성경 말씀에도,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맹자 : 허허, 자네, 자꾸 성경을 들먹이는 걸 보니 나사렛 출신 예수라는 친구의 제자가 되기로 했나 보군! 삼백 살이나 더 먹은 주제에 창피하지도 않은가?

순자 : 참과 거짓을 이야기 하자는데, 나이가 무슨 상관이래요? 사실 저도 형님보다는 못하지만 동양에서 알아주는 철학자인데, 조금 부끄럽긴 하죠. 그러나 성경 말씀이 불변의 진리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인 걸요? 솔직히 말씀드려, 저는 이미 저의 모든 학문을 성경 앞에서 겸손하게 내려놓기로 한 사람입니다. 형님도 성경을 좀 읽어보세요. 그러면 형님의 철학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알 수 있으실 겁니다.

맹자 : 내 참, 갈수록 더하는군…. 아무튼 자네하고는 항상 이 문제를 가지고 다투게 되니,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세. 얼른 다음 쪽으로 넘어가서 <TheVoice>에서는 뭐라고 하고 있는가 읽어보자는 말일세!

순자 : 아, 좋습니다. 누가 겁낼 줄 아세요? 갑시다, 가자구요!

구성 : 황희상(pulitzer95@hotmail.com) / 일러스트 : 황은주(freeeee@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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