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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31

 

 

 


 

 

■커버취재

13인의 베트남 사건 경과일지

이 일지는 국경지대로 추방된 탈북 식량난민 10인 중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차도수 씨와 연희 엄마의 증언에 의해 통일강냉이팀이 작성하여 <TheVoice>에 보내온 것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10월 20일 오후 2시 30분 하노이 주재 한국대사관에 들어감. 저녁 8시경 대사관에서 관리하는 안전가옥(하노이 대우호텔 옆 대우아파트)으로 이동. 11월 8일까지 안전가옥에서 공동생활을 계속. 대사관 직원들이 수차 격려하고 안심을 시킴.

11월 9일 오전 9시경. 베트남 정부 조사를 받으러 가야 한다며 대사관 직원들이 차에 태워 베트남 내무성으로 이동. 도착 후 한국 직원들 갑자기 사라져 버리고, 잠시 후 베트남 정부 요원 10여 명이 주위를 둘러싼 채 차창에 그물이 쳐진 호송차에 태움. 차에는 이미 한국대사관에서 쓰던 생활도구들이 실려 있었음. 5시간 정도 어디론가 이송. 이때부터 의혹을 갖기 시작함. 뾰족한 산이 더 많이 보이자 혹시 국경 쪽으로 가는 것은 아닌가 싶어 서로 옥신각신함. 오후 6시경 랑손이라는 곳에 도착함. 이후 양산의 한 호텔에 들어감. 방문을 밖에서 잠그고 5명의 베트남 호송요원이 밤새 감시. 이때는 보호를 위해 그러는 줄로 생각함.

10일 오전 10시경 양산에서 1시간쯤 호송차를 타고 감. 군인들이 가득한 군대 막사에 도착. 이때 중국쪽으로 추방된다는 것을 알게 됨. 이후 전원 단식 시작. 10시 30분경 베트남 변경 초소에서 중국쪽 변경 초소 사이를 오가는 민간인 오토바이에 태우는 방식으로 추방. 5분 뒤 중국쪽 변방 초소에 모두 체포됨. 유치장에 갇혀 차가운 땅바닥에서 하룻밤을 지냄.

11일 오전 11시경. 아침식사 시간에 틈을 봐서 전원 탈출 시도. 15분 후 모두 다시 붙잡힘. 5시 30분경 변방경비대 지휘관과 군인들이 전원 차에 싣고 10여 분간 가다가 산길에서 모두 내려 베트남을 향한 오솔길로 다시 추방. 뒤돌아보면 쏘겠다고 하여 할 수 없이 중월국경 중간지대를 지나 15분 정도 와서 한 민가에 들어감. 오후 6시경 주민 신고로 베트남 군인들이 들이닥쳐 체포함. 이때 남자들은 손에 족쇄를 채워 끌어감. 여자들은 모두 정신없이 움. 군인들은 꾀를 부린다며 발로 걷어참. 차에 실려 군부대로 이송. 창고에 갇혀 하룻밤을 지샘.

12일 오전 6시경 일어나 동정을 사기 위해 감금된 곳을 깨끗이 청소. 비교적 호의적으로 대해줌. 오전 9시 30분경 차를 타고 1시간 정도 실려감. 도착해보니 랑손이었음. 호텔 4층에 재감금되고 옆방과 상하층에 베트남 정부 요원들이 감시. 남자들은 유리창을 깨서 가루를 내어 먹고 여자들은 4층에서 뛰어내려 죽기로 결심. 임신 5개월째인 춘○이는 아기가 뱃속에서 발길질을 한다며 한숨.

13일 오전 11시 30분 처음 강제추방을 담당했던 내무성 책임자가 옴. 한국 정부가 당신들을 받겠다고 하면 2,3일 내에 한국에 갈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중국 변방 부대에 넘겨 북조선 대사관에 넘길 것이라고 함. 중국말이 유창한 ○○이 엄마가 북조선에 넘기면 우리는 쇠갈고리에 코와 손이 꿰어져 짐승처럼 끌려가 죽는다며 살려달라 애원하고, 울음바다가 됨. 중앙정부에 재청원 하겠다며 내무성 책임자가 사라짐. 새로운 희망을 가짐. 오후 2시경 갑자기 감시하던 사람들이 하노이로 간다며 차에 타라고 함. 낌새가 이상해 차 타기를 거부. 강제로 끌어내어 호송차에 태움. 오후 3시경 처음 추방되었던 변방 부대 도착. 강제로 오토바이에 태워 중국쪽으로 추방당하고 다시 돌아오지 못하도록 군인들이 늘어서 지킴. 이 때가 서로 마지막이 됨.

황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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