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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28

 

 

 



 

 

■커버취재II

영성훈련에 갇혀 있습니까?

자아도취와 열등감을 함께 부르는 영성훈련

 

자아도취와 열등감을 함께 부르는 영성훈련

이른 아침, 스포츠 센터나 검도 도장, 기 수련원은 사람들로 붐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아침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목표는 하나, 바로 '건강'이다. 건강의 가치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수많은 스트레스와 공해 속에서 건강과 생명을 위협받으며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건강의 소중함은 어느 때보다 절실한 것이기 때문이다. 기(氣)가 누리는 오늘의 영광은 이 때문인지도 모른다.

캠퍼스 Q.T모임역시 이른 아침, 대학 캠퍼스 안에서는 군데군데 모여있는 다양한 크리스천 모임들을 볼 수 있다. 선교단체의 아침 성경공부 모임, 어느 교회 대학부의 기도 모임, 다양한 소그룹 Q.T. 모임…. 이런 모임들은 하나의 개념 아래 모여있다. '영성훈련'. 이들은 영성훈련에 대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바쁜 아침시간을 떼어 하나님께 드린다는 것, 그리고 매일매일 계속되는 기도와 말씀 묵상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들이 그렇게 열심을 내는 것을 보면, 또 그렇게 해야한다고 외치는 것은 크리스천에게 '건강한 영성'이 그토록 중요하기 때문이다.

 

영성훈련을 대하는 부정적인 시각

이렇게 대부분의 크리스천들이 영성훈련을 찬성하지만 실제로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다. 영성훈련이 말 그대로 '훈련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선교단체나 교회의 청년들이 영성훈련에 부담을 느끼거나 의무감으로 어쩔 수 없이 참여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는 것은 이를 반증한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참다운 그리스도인의 삶을 가능케 한다는 영성훈련 프로그램이 '분열'을 낳는다. 어떻게든 열심히 참석해서 기도 많이 하고 성경에 대해 많이 알게 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참석하지 못해 자책하고 소외당하는 사람도 있다.

두 청년의 불만

광주 J교회 2학년 정 모 자매(21, 전남대 2학년)는 영성훈련의 폐해를 이야기하며 불만의 소리를 높인다.

"아침 성경공부 모임이나 시시때때로 열리는 여러 가지 모임이 좋은 의미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꼭 그렇게까지 해야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잘 참여하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 얼마 못 가 참여하는 것 자체에, 남보다 더 열심히 Q.T.한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둘 뿐, 진정으로 나 자신이 그리스도를 본받는 사람이 되는데는 별 관심이 없다. 그러면서 잘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열심을 가져야지'라거나 '하나님이 기뻐하시겠어?'라고 참석을 강요한다. 묘한 뒤틀림의 어조로 말이다."

이 자매의 말을 '게으른 청년'의 말로 그냥 지나칠 수도 있지만, '얼마 못 가 그 참여의 의미가 빛이 바랜다'는 말은 다시 생각해 볼일이다. 예수님께서 바리새인들을 꾸짖으신 것은 그들의 거짓된 열심이었다. 성경 연구에 일가견이 있던 그들, 금식하며 기도하기를 밥먹듯 하는 그들의 행위는 천국의 로얄석을 예약해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우수했지만, 예수님 보시기에 그것은 모두 회칠한 무덤 같은 위선이요 헛것에 불과했다. 내가 남들에게 거룩하게 보인다는, 내가 그래도 무엇인가 하고 있구나 하는 자만심이 그들을 '독사의 자식'으로 전락시킨 것이었다.

선교단체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는 정 모 형제(20, 전남대학교 1학년)의 형제는 또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처음에는 여러 가지 훈련에 참석하는 것이 즐거웠다. 내가 훈련받으면서 변화하는 것, 비전을 갖게 되는 것이 만족스러웠고 몰랐던 말씀의 진리가 나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것을 느꼈다. 그런데 그게 점점 짐이 되었다. 교육과정을 수료하기 위해서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한다는 주문이 쇄도해서 그것이 나를 짓누른다. 버티고 있기는 하지만 솔직히 힘들다. 내가 좀 게으르고 적극적이지 못한 탓으로 돌리기도 하지만, 계속 불만만 쌓이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이 과정을 수료하지 못하면 눈총을 받을 것 같고, 나 자신이 크리스천으로서 자질이 있는가 스스로 의심하게 된다. 불안해진다."

어떤 이들은 이 형제야말로 '훈련받지 못한 자'라고 지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를 짓누른다'는 그의 말 역시 간과할 수 없을 것 같다. 영성훈련이 그 본래 의도와는 달리 빚어내고 있는 또 하나의 맹점은 '짐'이 된다는 것이다. 삶 속에서 자발적으로 우러나는 성숙을 위한 헌신이 아니라, 남의 눈을 의식해야하고 자신의 능력을 시험받게 되는 것이다.

 

점검의 필요는 있지 않겠는가

나르시시즘(자아도취)에 빠지든, 열등감에 빠지든 영성훈련이 그것을 조장한다면 과연 무엇이 문제인지, 어디서부터 오류가 발생했으며 어떻게 조처해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려해 보아야 할 일이다. 우리가 아침 일찍 Q.T.를 하거나 영성훈련에 참여하는 것은, '건강'을 얻기 위해 기 수련원으로 모이는 사람들과 같은 마음 바탕이어서는 안 된다. 진정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누리며, 그분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삶 그 자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강정룡 기자(
feel21@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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