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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28

 

 

 



 

 

■TheSight

교만과 열등감

 매사에 자신 있어 보이다못해 교만해 보이기까지 하는 편집장. 그러나 그를 욕할 수 없는 것은 그 자신감이 하나님께로부터 나온 것임을 아는 까닭이다. 10월호 'TheSight' 주제로 '편집장의 교만'을 다루라고 되려 부추길 만큼 당당한 자신감, 교만으로 치부해 버리기엔 개운치 않은 편집장의 지독한 자신감의 뿌리가 하나님께로 말미암은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교만에 대한 잘못된 인식

많은 크리스천들은 교만과 자신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 '교만'은 분명히 그리스도인이라면 내어 버려야 할, 구원받지 못한 자연인의 속성임에 분명하다. 이것은 자신에게 영광을 돌리려는 자기 중심적인 마음 자세에서 나온다. 반면 '자신감'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이 구원받은 백성임을 알고 그것을 확신하는 자에게서 볼 수 있는 특성이다. 구원받은 백성은 이미 추악하고 허물 많았던 옛 사람의 모습을 벗은 자이다. 그런 자에게는 더 이상 두려움이 없으며 무엇으로도 끊을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이 그를 붙들고 계심으로 그는 자신감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자긍심이 넘쳐 나는 것이다.

문제는 그리스도인들이 교만을 경계한답시고 자신감과 교만의 의미를 오해하는 데 있다. 유교적 전통에서 오랫동안 길들여져 온 우리는 나서는 것, 자신의 생각을 자신 있게 이야기하는 것을 자칫 교만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하나님의 뜻이 아닌 것이 공공연하게 선포되어도 '아니다'고 말하지 못하고 넘어가고 만다. 그저 최대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바르게 신앙생활 하는 것으로 믿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교만은 그런 수준의 것이 아니다.

 

너희는 교만을 무어라 하느냐

교만의 의미는, 그리고 하나님 앞에 우리가 진정으로 가져야 할 신앙의 자태는 우리의 생각과는 다르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교만은 무엇인가. 성경에 기록된 교만은 어떤 것인가. 성경에 등장하는 몇 명의 인물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시는 교만에 대해 알 수 있다.

먼저 아담을 보자. 하나님께서는 아담을 보시기에 심히 좋은 상태로 창조하셨다. 그리고 그에게 뛰어난 명철과 지혜와 함께 만물을 능히 다스리는 권세를 허락해 주셨다. 그러나 아담이 행한 일은 무엇이었나. 하나님의 은혜에도 불구하고 그는 하나님과 같이 되어보려는 교만한 마음을 품어 하나님과의 약속을 파기하고 만다. 그로 말미암아 그는 결국 하나님의 면전에서 추방당하고 마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이렇게 하나님을 넘어서려는 욕심, 하나님과 같이 되어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채려는 마음이 바로 교만이고, 이것이 인간의 원죄가 되었다.

모세는 어땠는가. 모세는 하나님께서 친히 자신을 보여 주시고 알려 주시고 그가 가야 할 길을 밝히 보여 주셨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벗어 보려 했다. 자신의 능력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둥,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말이다. 이것은 겸손이 아니다. 하나님 앞에 더 없는 교만이 아닐 수 없다.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준비하셔서 가기만 하면 된다는데, 자신의 능력으로 자신의 뜻으로 무엇인가를 해보려고 끝까지 자기 고집을 피우는 것, 이것 역시 교만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한 인물을 보자. 그는 요셉이다. 그는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편안한 나날을 보낸다. 형들이 땀흘려 일할 때에도 그는 색동옷을 입고 아버지 품에 거하였다. 아버지와 형들이 자기에게 절하더라는 꿈 이야기는 그의 교만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처럼 보인다. 인간의 눈으로 보았을 때 그는 지독히 교만한 자임이 분명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그를 향한 큰 뜻 가운데 그를 들어 쓰심을 우리는 본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교만은 하나님이 주신 권세 때문에 당당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스스로 선하게 여기는 것, 자신의 우월성을 과시하는 것, 결국 하나님 앞에서 자기자신을 과대평가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열등감에 휩싸인 사람들

교만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또 하나 위험한 것은 열등감이다. 우리 주위에는 열등감에 휩싸여 사는 사람들이 많다. 열등감은 '자기 자신을 무능하고 무가치한 존재로 여기는 만성적 자기 개념'이라고 정의된다.

정신분석학자들은 이러한 열등감을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발생하는 인간의 '필연적 감정'이라고 말한다. 반면에 학습심리학자들이나 일반성격심리학자들은 열등감의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는다. 그들은 개인이 자기 자신에 대한 느낌인 자아상(自我像)을 갖고 있는데 이 자아상은 그가 외부세계에서 어떤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들은 열등감에 대한 해석이 매우 다양하며 그 유형 역시 여러 가지 형태로 존재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일반 사람들이 열등감에 빠지는 원인은 여러 가지로 분석되고 있지만 많은 심리학자들은 그 원인을 가정에서 찾는다. 잘못된 육아 교육으로 인해 열등감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그 외에 외모 등의 신체적인 이유에서 오는 열등감, 능력의 한계를 느끼는 데서 오는 열등감, 자신과 타인과의 비교의식에서 오는 열등감 등 학자들은 열등감을 갖게 하는 많은 원인들을 이야기한다.

 

불신앙이 불러들인 열등감

그러나 결국 열등감이 생기는 근원적인 이유는 하나님에 대한 불신앙 때문이다. 열등감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뜻을 준행하는 자를 끝까지 지켜주신다는 하나님의 약속과 능력을 믿지 않는 사람에게 불가피하게 따르는 감정이다.

사람을 불안으로 몰아넣는 열등감이 하나님께로 말미암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인들이 열등감에 빠지게 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교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겸손에 대한 오해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주위 사람들에게 '신실한 그리스도인'이라 일컬음 받는 그리스도인들 중에는 하나님 앞에 자신이 얼마나 무가치한 존재인가를 고백하는 것만이 겸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그리스도인들은 '자기 정죄'나 '열등감' 등을 교만과는 반대되는 겸손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저 자신을 보잘것없는 존재로, 하찮은 존재로 비하시키는 것만이 하나님 앞에 겸손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하나님이 구원하신 귀한 자기 자신을 멸시하는 것이요 결국 주인이신 하나님을 멸시하는 것이 될 수가 있다.

결국 겸손이라는 단어는 교만과 열등감이라는 두 단어와 동시에 반대어가 된다고 할 수 있다. 겸손은 하나님 앞에서 내가 얼마나 큰 죄인인가를 보는 것이다. 동시에 그리스도의 피로 말미암아 구원받은 내가 얼마나 존귀하고 가치 있는 존재인가를 보는 것이다. 교만이 우리가 마땅히 멀리 하고 경계해야 할 것이듯 잘못된 겸손 역시 그리스도인들이 버려야 할 자세임이 분명하다.

 

열등감을 딛고, 교만을 넘어서

그렇다면 이 열등감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자칫 빠지기 쉬운 교만을 이겨낼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해답은 그리스도께 있다.

열등감은 죄가 아니다. 그러나 그 열등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거기에 사로잡혀 사는 것은 죄다. 열등감 속에 자신을 가두어 두고 성숙된 그리스도의 인격을 가진 자로 성장하지 못하는 것은 잘못이다. 열등감을 떨쳐 버려야만 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그것이 대부분 불필요한 자기 비하에서 생긴다는 데 있다. 물론 열등감을 계기로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거듭하고 자신을 더욱 발전시켜 성숙된 신앙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나친 열등감은 자칫 한 사람의 인격을 파괴하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위험이 있다. 오히려 하나님과의 관계를 방해하며 영적 신앙의 성장까지 저해한다.

열등감은 치유되어야 마땅한 마음의 병이다. 열등감을 근원적으로 치유해 갈 수 있는 최선의 길은 올바른 신앙으로 되돌아가는 것뿐이다. 신앙 안에서 자신의 문제를 정직하게 보고 그 문제에 정직하게 부딪쳐 보는 것, 솔직하게 자신의 문제를 시인하고 받아들이고 하나님께 아뢰어 성령께서 지시하는 대로 따르는 태도가 열등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는 말이다.

교만 역시 마찬가지다. 존재의 무의미함을 깨닫고 전적으로 하나님을 의존하는 데에서만이 교만을 벗을 수 있다.

하나님 앞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자신의 모습이 보이는가? 그럴지라도 지금의 자신 없는 모습, 보잘것없는 모습으로 실망하거나 열등감을 갖지 말자. 또, 도토리 키 재기 식으로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인간적인 조건들이 조금 낫다고 우쭐해 하거나 교만하지도 말자. 하나님께서 누구를 들어 어떤 계획에 사용하실 지 아무도 모를 일이다.

자신감을 갖자. 당장에 보이는 자신의 모습이 하찮은 것이라고 포기하지 말자. 그리고 '나는 안돼!'라고 하는 '교만한 마음'을 이제 제발 버리자. 우리에게 이미 주어진 많은 능력과 특권들을 바라보자. 자기를 묶어 두고 있는 강퍅한 마음을, 교만으로 치장되거나 열등감으로 똘똘 뭉쳐있는 그 마음을 조금만 열자. 하나님께서 능히 변화시킬 것이다. 믿음의 사람들로, 하나님의 사람들로 말이다.

김후지 기자(huje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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