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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멸을 부를 북한의 죽음
 

정부, 언론, 교회 … 북한 기근 문제를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각이 수정되어야 한다.


정부의 생명 경시

  북한의 식량난이 한반도 안보 차원의 문제로 확대되어 감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가 미흡한 가운데 북한 돕기 단체의 정부에 대한 불신의 골이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북녘 동포를 돕기 위한 국민들의 정성이 계속되고 있음은 매우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북한에 식량을 전달하는 실무자들은 "민간 차원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정부가 규모있는 지원에 적극 나서지 않고는 실효를 기대할 수 없다"고 증언한다.

  8월 중에 중국도 참석하는 4자 회담이 열릴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회담이 성사될는지는 미지수다. 지금까지 북한 문제를 대하는 정부의 시각을 볼 때, 정부에서 이미 내부적으로 식량 지원의 규모와 상한선을 결정지어 놓았으리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설령 이 회담이 성공적으로 성사된다 하더라도 시기적으로 너무 늦다는 평가이다. 북한 방문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한다면 북한은 올 춘궁기를 넘기기가 '불가능한' 형편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4자회담을 빌미로 하여 식량 지원에 팔짱만 끼고 있는 모습은 굶어 죽어가는 동포에 대한 '생명 경시'이며, 이는 어떤 형태로든 분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이러한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여야 정치권에서는 북한 문제를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거나 정치적 도구화 시키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남북 문제를 총괄하고 있는 통일부 총리는 "외부 지원으로 올해 대규모 기아가 발생할 우려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 상황, 이상 없음'을 주장할 정도이다. 6월 23일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는 임시국회 소집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여야 3당 총무 접촉 회의에서 "북한 식량난의 심각성이 안보 위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한 식량 지원은 북한 내부를 안정시키기 위한 안보적 차원의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부 언론은 국민회의가 대북 식량지원 문제를 국내 정치에 연계해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김영삼 정부의 속셈을 알아채고 아예 선수를 치겠다는 계산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술 더 떠서 국가안전기획부는 북한 돕기 단체들에 대한 내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주의적 차원의 순수한 의도가 아닌, 불순한 의도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 돕기 모금 단체들이 성금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안기부의 이러한 내사 작업은 민간 차원의 북한 돕기 활동을 상당 부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언론의 자존심 구기기

  <한겨레> 신문을 필두로 언론은 북한 기근 모습을 계속해서 이야기한다. 그러나 답답한 것은 앞서 살펴본 정부의 입장이 언론사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취재 내용이나 주장을 전하는 과정에서 본질이 호도되는 경우는 그래도 나은 편. 아예 편집 과정 중 북한 관련 소식이 작게 처리되거나 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22일 저녁에 방영된 KBS 일요스페셜 "지금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에서는 북한 주민의 참혹한 생활상을 현지에서 직접 촬영한 화면으로 고발했다. 북한의 실상을 생생하게 전한 것까지는 그나마 좋은데, 프로그램의 구성을 분석해 보면 북한 문제의 해결은 북한 스스로가 해결해야 한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북한 정권이 국방비의 5%만 절감해도 전 인민을 살릴 수 있다"는 등의 멘트는 시청자에게 북한 돕기가 사실상 의미없는 행동인 것처럼 인식하게 한다. 취재진의 원래 의도가 진정 이런 것이었을까.
 

한국 교회에 대한 심판

  기근으로 인한 북한 주민의 죽음은 대다수 교계 지도급 인사들의 해석처럼 단순히 '우상을 숭배해 온 북한 정권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 아니다. 바로 우리 남한 교회에 대한 심판이다. 이미 너무 늦어버린 생명들에 대한 책임을, 단 몇 개의 교회 건물만 팔아도 살릴 수 있는 수많은 생명들에 대한 피값을, 하나님께서는 김정일에게 묻지 않으실 것이다. 심판을 피할 수 없다.

  한국 교회는 지금 천억원이 넘는 교회 건물을 짓고, 예배 의식과 사치를 행하고 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의 붕괴 가능성을 계산하고, 그것을 주님의 뜻이 성취된 것이라 해석한다. 굶어 죽는 생명을 외면하면서 북한 '선교'를 준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러한 한국 교회는 꿈이 없다. 공멸(共滅)을 자초할 뿐이다.

  아가페적 사랑의 실천 없이 선교를 준비하겠다는 너무나도 새빨간 거짓말을 그치라. '선교' 이전에 '사랑'임을 명심하자. 국가와 정부를 초월하신 지존자 하나님의 이름으로, 생명을 경시하는 남북한 정부에 대해 교회는 지금 당장 거룩한 전쟁을 선포해야 한다.

황희상 / TheVoice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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