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ice21 Logo

 

 

 

 

 

 

 

  

커버 논단

"못찾겠다, 기독 웹진!"

전문성 부족한 기독 웹진들
획일적인 시각의 기존 주류 잡지들이 주도권 잡아

비판, 창의적인 주장 담아내는
전문적인 웹진이 새롭게 만들어져야

대표적인 인터넷 검색 엔진인 '야후 코리아'에서 기독교 관련 자료를 찾는다는 것은 썩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한쪽 구석에 조그맣게 마련된 '종교' 카테고리를 '클릭'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한국에 있는 대표적인 종교들의 이름이 나온다. 물론 그 중에 나오는 우리 '그리스도교'(?)는 가장 많은 정보를 보유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렇게 '종교'라는 대문을 통과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기독교 홈페이지가 일반인에게 소개될 문은 그만큼 좁아진 셈이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종교'가 아닌, 일반 카테고리에서 기독교 웹진을 찾아가 보기로 한다. 일단, '뉴스와 미디어' 쪽에 '잡지' 카테고리가 보인다. 이 곳을 클릭하면 눈을 씻고 찾아봐도 '종교'관련 카테고리를 볼 수가 없다. 아예 분류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학창시절의 찍기 실력을 총 동원해서 여러 가지 하위 분류 중 그래도 가장 관련이 많아 보이는 '사회와 문화' 카테고리를 선택해 본다. 여기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찾아봐도 종교적 냄새가 나는 홈페이지가 일반 분류 속에 자리를 잡고 앉은 경우는 없다.

인터넷에서 기독교 잡지를 찾아보니

기독교 정보를 찾기 위해 가장 좋은 것은 '기독교정보 전문검색'을 쓰는 것이다. '기독정보탐정(http://christ.infocop.com)'이 그 곳이다. 여기서 찾아보면 스무 개 정도의 기독 웹진을 겨우 찾을 수 있다. 여기에는 본지를 포함하여, 개인 및 단체가 만드는 인터넷 잡지들이 모여 있다.

낮은울타리 홈페이지규모도 각자 다르다. 한국 기독교 잡지의 선두 주자 격인 '빛과 소금'이나, 우리에게 친숙한 잡지인 낮은울타리의 경우, 인터넷을 활용하여 자기 몫을 소화해 내고 있는 대표적인 잡지들이다. 이들의 경우, 기존 잡지의 인지도가 그대로 웹진에 따라붙어 운영에 큰 무리가 없는 편이다. 반면에 개인이나 교회 대학부 등에서 만드는 잡지는 전문성이나 디자인, 규모 등에 있어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인쇄판 발행 없이 순수한 웹진으로 출발한 전문 웹진은 아예 찾아보기 힘들다. 몇몇 교회 대학부에서 몇몇 지체들이 의기투합하여 새로운 웹진 창간을 시도해 보곤 하지만, 충분한 사전 지식과 준비 없이는 전문성을 갖기 힘들다. 이것은 아직 '개인 저널리즘'의 개념이 일반화되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교회의 지원이 부족한 때문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

목회자나 교회가 특별히 관심을 갖고 있지 않는 한, 이들을 지원할 만한 전체적인 '마인드'가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웹진 제작에 비전을 가진 사람들도, 그저 취미 삼아 이런 일을 한다고 생각해서는 일이 되지 않는다. 본지의 경우만 해도 가장 먼저 부딪힌 문제가 인력 및 재정 문제였다. 웹진 제작을 전업으로 삼고 움직이는 전문가가 필요한데, 이들의 생계가 보장될 수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CCM Look의 홈페이지이렇듯 인터넷 공간에서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는 웹진은 현재의 교회 문화를 이끌어 나가는 일부, 즉 기존 잡지사들에 국한되어 있다. 이렇게 되면 기왕에 한국 기독교 문화를 형성하고 대변하던 주류 잡지사들의 목소리가 인터넷 공간에서도 그대로 힘을 갖고 전파되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 공간 역시 이들의 몫처럼 보이며, 실제로 그렇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인터넷이 주는 독특한 가능성, 즉 제도권에서 횡행하는 상거래 질서나 형식을 그대로 본뜨지 않아도 일정한 가치관을 가지고 그 목표를 향해 진보할 수 있다는 그 특장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웹진은 무늬만 웹진일 수 있다. 웹진만이 가질 수 있는 특징을 살려서 제 4매체로서의 위치를 확보하는 것이 좋다.

교회는 '주류가 아닌 곳'에 지원할 수 있어야

기독웹진 voice21의 홈페이지기존 체제의 주장과 주류 입장의 대변만을 가득 띄워 놓을 뿐, 교회가 인터넷을 이용하여 얻을 수 있는 독특한 유익을 알지 못하고 그러한 방향으로 사역하는 곳이 부족하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열심히 뛰는 팀들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기독교 문화를 위해 오직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나님께서 요구하신 일에만 발벗고 나서고자 하는 진솔한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올곧은 소리를 내겠다는 선한 의도로 시작한 일이라 할지라도, 재정적 기반과 충분한 인력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사업을 계속 유지할 수 없어서 결국에는 허덕이고 만다. 그러다 보니 늘 현실과 타협하게 되고, '최선의 모습'보다는 '적당한 모습'을 지향하게 된다. 본지의 경우에도 최근 그나마 어려워진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구조 조정(?)을 감행하고 있다. 그동안 인터넷 잡지가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 매월 인쇄판을 발행해 왔는데 내년부터는 그것마저도 가능하지 않을 것 같다.

교회는 이런 팀들에 대한 지원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만약 그것이 가치 있는 일이라고 판단된다면, 그리고 그것이 주류에 휩쓸리는 것이 아닌, '남이 안 하는 일'이라고 생각된다면, 웹진 제작에 도전하는 청년부 또는 젊은이들에게 교회는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아니면 교회 사업의 일환으로 이런 일들을 펼쳐 나가는 수도 있다. 그것이 인터넷 매체로 하여금 다양하고 비판적인,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주장들을 담아 내게 하는 가장 중요한 밑바탕이다. 그리고 그것이, 이 시대 기독교 문화를 후진성에서 벗어나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황희상 편집장 / joyance@yahoo.com

  관련기사 링크

  인터넷을 어떻게 쓸까?
 
커버인터뷰

 

 


Copyright(c) 1997, voice21. But All right no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