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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9

 

 

 

 

 

 

  

■영화읽기

 은행나무 침대

은행나무 침대시공을 넘나드는 사랑 이야기는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영화의 소재가 되어왔다. 이번 설 대목에 맞춰 개봉되었던 강제규 감독의 <은행나무 침대>도 천년의 시공을 넘나들며 두 남녀의 이루지 못한 사랑을 그린 애절한 러브 환타지다.

전생의 연인인 궁중악사 종문(한석규)을 잊지 못한 미단공주(진희경)가 은행나무 침대로 환생하여 자신의 사랑을 질투하는 황장군으로부터 종문을 구해 낸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허구적인 사랑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영화의 발전을 충분히 보여주었다고 격찬을 받고 있는 이 영화는 연출력과 제작기술에 있어서 한국영화의 놀라운 가능성으로 다가왔다. 영화 첫 장면부터 나오는 컴퓨터 그래픽 기법은 자연스러운 수준으로 발전하였음을 알 수 있고 환상과 실제를 같은 화면 속에 뒤섞는 컴퓨터 그래픽이 영화의 보완적 요소로 적절히 사용되었다. 또한 고전 의상의 현란함과 특수분장이 작품의 묘미를 살리고 있으며 가야금은 비롯한 각종 국악기의 배경음악이 영화의 애절함을 더한다. 남녀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환상적인 분위기로 표현한 <은행나무 침대>는 바로 이 점에서 젊은 연인들의 감성을 자극하여 흥행 바람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러한 훌륭한 연출력과 뛰어난 제작기술을 허구성 있는 내용보다는 부패한 사회를 비판하는 등의 좀 더 현실적인 이야기에 가미시켰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아무리 운명이고 전생의 연인이라지만 한 순간의 만남을 통해 그렇게 전개되는 것은 무리다. 영화라고 치부할 수도 있을지 모르나 그럴싸하게 포장한 듯한 슬픈 사랑 이야기를 은연중에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천 년 전의 사람이 환생하고 죽은 사람이 시공을 넘나들며 산 사람에게 영혼이 접하는, 어떻게 보면 너무나 뉴에이지적인 영화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보고 '나도 저런 사랑을 해 봤으면...', '사랑의 힘은 정말 위대해'하고 생각지는 않았는지...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을 체험하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이러한 사랑의 힘은 위대하고 고귀하다는 것을 잘 안다. 그렇기 때문에 크리스천은 이러한 허구적인 이야기에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미단공주에 대한 황장군의 사랑은 너무나 강요적이다. 사랑을 넘어서서 집요한 집착이 되어 버린 잘못된 모습이다. 하나님이 아닌 연예인이나 특정인물을 우상시하며 강한 집착을 보이는 요즘 시대에 이러한 모습들이 우리 가운데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은행나무 침대>를 본 사람들은 종문에 대한 미단공주의 진실되고 끊임없는 사랑을 하나님과 나 사이에 접목시켜 생각할 수 있었다면 영화를 봄에 있어서 기독교적 시각으로 보았다 말할 수 있다.

<은행나무 침대>는 짜임새 있는 화면 전개 등은 '한국영화는 아직 멀었어'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기대감을 줄 것이다.

이처럼 보기 드문 수작이라 평가받는 이 영화를 아직 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권해줄만 하다. 하지만 허구적인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비판적 안목을 잃지 않아야 할 것이다. 세상 가운데는 하나님 말씀에 위배되는 이야기나 행위들이 이처럼 넘실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기도와 말씀 가운데 깨어 있지 않으면 은연중에 이러한 것들을 받아들이거고 마치 그것이 진실이고 정설인 것처럼 생각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글 : 문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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