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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5

 

 

 

 

 

 

  

■팡세

고름돈과 그 하수인들


김주원며칠 전 한 방송사가 유방암에 걸린 젖소에게서 짠 우유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유통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보도를 하면서 고름 우유라는 말을 써 우유업계에서 시비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 업자들의 상호 비방하던 파렴치한 싸움은 그들만의 다툼이 아닌 온 국민과 우유장사 간의 구역질나는 불신감으로 확대되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젖소의 우유에서도 cc당 20만∼40만개 정도의 체세포가 나오며, 체세포가 곧 고름은 아니라고 말하는데 왜 업자들끼리 그 난리인지 ...

비록 국민들의 입맛을 버리고 혐오감을 주는 표현이긴 하지만 여기 고름든 물건이 또 있다. 그것은 요즘 매스컴에서 전면을 차지하며 하루가 멀게 새로운 보도로 열을 잇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고름돈 곧 비자금 파문이다. 5천억의 비자금설 아니, 부정축재는 노씨가 11월 1일 검찰에 출두하면서부터 가리운 정경의 쇼들이 드러날 것이다. 그러나 문민 정부가 정말 드러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의 소용돌이에 번번히 휘말리고 마는 우리가 지금 믿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김 대통령은 노씨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부정 축재는 여야 가릴 것 없이 철저히 조사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으며, 청와대에서 김윤환 대표등 민자당 당직자들과 조찬을 함께하는 자리에서 "수사하는데 정치권이 협조해 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김 대통령은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여야없이 정치불신으로 공멸할 것"이라며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정신으로 공명정대하고 성역없는 수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핵폭탄성 발언은 이미 노씨로부터 20억을 받았다고 시인한 김대중 총재나 1백억 보유설이 나도는 김종필 자민련 총재도 조사 대상에 예외가 될 수 없음을 예고한다. 두 야당 총재의 은닉 재산을 파헤쳐 도덕적 치명상을 입히고 자연스럽게 정계 개편을 유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렇지만 이것은 오히려 김 대통령 자신의 대선자금 문제를 잠재우기 위한 위협용 카드가 아니냐는 분석이 많다. 92년 대선때 천문학적인 돈이 뿌려진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당시 노씨가 민자당을 탈당하고 중립 내각 입장에서 선거를 치뤘다고는 하지만 노씨는 여권의 우두머리였고, 김 대통령은 여권의 대통령 후보였다. 야당후보인 김대중 총재에게까지 선거 자금을 건넨 노씨가 한솔밥을 먹던 김영삼 후보 진영에 돈을 주지 않았다는 사실이 과연 상식에 비추어 설득력이있는 말인가. 김 대통령의 말대로 본인이 직접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아랫 사람이 받아 선거자금으로 썼다면 결국 그돈이 그돈.

김영삼 대통령 말로는 부정부패의 고리를 끊겠다느니, 정경유착을 추방하겠다느니 하지만 실제 행동은 그와 다르다. 김 대통령은 대선자금을 공개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아니 오히려 대선자금을 전혀 받은 적이 없다고 딱 잡아뗐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무책임할 뿐만아니라 의혹만 부풀려 국민들의 분노를 살 것이다. 노씨가 진실을 말하리라고 믿기도 어렵지만, 이를 밝혀내야 할 검찰의 이제까지의 태도가 국민에게 믿음을 주지 못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므로 남을 판단하는 사람아 무론 누구든지 네가 핑계치 못할 것은 남을 판단하는 것으로 네가 너를 정죄함이니 판단하는 네가 같은 일을 행함이니라"(롬 2:1) 노 대통령이 재임때 전두환 대통령을 보며 정죄했지만 그 화살이 자신에게로 되돌아 왔다. 국민들은 노 대통령을 욕하지만, 그리고 김영삼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를 기탄하지만 우리 자신은 얼마나 떳떳한가? 물론 5천억 비자금설에 오르지 않았으나 하나님 앞에서 우리는 똑같은 죄인이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부패구조와 화인맞은 양심, 죄악된 성품을 고백하고 그 구체적인 잘못을 드러내 하나님 앞에 회개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너,나를 손가락질 하기 전에 우리나라의 망신이며, 내 식구의 아픔이고, 나의 죄이기 때문이다. 창조주 하나님 앞에서 은밀히 행하는 것이 열방에 드러날 것이며 그분의 진노가 하늘로 좇아 나타날 것이다. 우리는 외형적인 성도의 태도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하나님의 성령 안에서 내면의 씻음과 거룩함과 의롭다 하심을 입어야 할 것이다. 아마 내일이면 오실 심판주 그리스도 앞에 우리는 이 밤을 통하며 젖은 두 눈과 상한 심령으로 무릎을 꿇고 나아가야 할 것이다.

글 : 김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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