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ice21 Logo

 Voice21 No.32

 

 

 

 

 

 

■도마와 예수님

기독교 강요 (15)

 

 4장과 5장은 지난 호에 실은 '회개'편의 부속이므로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하고, 이번 호에는 곧바로 6장 '그리스도인의 생활'과, 7장 '자기 부정'에 대해 구성합니다. <편집자 주>

 

도 마 : 예수님, 저기, 예전에 사마리아에 갔을 때 금반지랑 금목걸이 선물 받은 것 어디다 두셨어요?

예수님 : 갑자기 그건 왜 찾니? 어디, 소개팅이라도 가려구?

도 마 : 이그∼ 예수님두 참…. 지금 우리 경제를 살리자고 금 모으기 운동이 한창인데, 무슨 봉창 뚫는 이야기만 하세요?

예수님 : 어라∼ 도마 이녀석, 사람 다 됐구만. 그래, 저 장롱 왼쪽 서랍을 보려무나.

도 마 : (장롱을 뒤적인 후) 야, 여기 있는 걸 한참 찾았네…. 그런데 예수님, 어떻게 이런 기특한 마음에 저에게도 다 생기는 것일까요?

예수님 : 그러게 말이다.

도 마 : 뭐라고욧?

예수님 : 아니다, 허허∼ 농담이란다. 음, 도마야, 너처럼 거듭 난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일을 하겠다는 강력한 동기를 그리스도와 그의 구속 행위 때문에 얻게 된단다.

도 마 : 잠깐만요. 그리스도라면, 결국 예수님 때문이란 소리네요?

예수님 : 그래, 기왕 이렇게 됐으니 알아서 이해하며 듣거라. 이 글을 구성하는 주원이 놈도 이런 경우엔 얼마나 힘들겠느냐? 험험― 아무튼 우리는 그분의 구속 행위로 인해 그의 것이 되었으므로, 우리가 스스로 오점이나 결점을 만들어 그분의 아름다움을 손상시키는 일이 없도록 특히 주의해야 한단다. 그렇게 함으로써 더욱 그리스도인다운 생활이 배어 나오는 것이지.

도 마 : 아∼ 그래서 이 도마에게도 선한 생각이 드는구나.

예수님 : 그렇지만 우리는 그리스도인이더라도 늘 선하고 완전할 수는 없단다.

도 마 : 맞아요. 그건 확실해요. 제가 그러거든요. 어떻게 하죠? 해도 잘 안 되는데…

예수님 : 그래서 그리스도인의 도덕 생활에 있어서 복음과 병행할 두 가지 우리의 노력이 필요하지.

도 마 : 기도 열심히 하고 찬송 많이 부르라는 건가요?

예수님 : 하나님은 일단 우리가 성실할 것을 요구하신다는 거야. 이 말은 마음이 진실하고 단순할 것, 다시 말해 아무런 간사함이나 가장이 없는 순수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 마 : 성경에서 '두 마음'을 품지 말라고 하셨는데,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마음은 그것과 반대되는 순수한 하나의 마음이겠군요?

예수님 : 그렇지. 바로 그 마음을 하나님께 바치는 것이란다.

도 마 : 또 다른 한 가지는 뭐죠?

예수님 : 그것은 비록 조금이더라도 우리의 노력을 중단치 않는 거야.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곳에는 미치지 못한다 할지라도,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낫다면 결코 무익한 노력이 아니거든. 우리의 지향점은 선한 일에 있어서 평소보다 조금씩 나아져 드디어 '선' 자체에 도달하기를 바라는 것이겠지.

도 마 : 그래요, 올 해 겨울방학에는 꼭 성경 일독을 한다고 계획서까지 꾸며 놓았으니… 끝까지 계속 해 볼래요.

예수님 : 그래, 참 좋은 계획이구나. 도중에 낙심하거나 중단하지 말고 계속 하렴. 좋은 성과가 있을 게다.

도 마 : 포기한다는 건 오히려 교만한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자기가 자기 것이라는 주장을 펴는 것과 같잖아요.

예수님 : 그래! 그래서 그리스도인의 생활의 핵심은 바로 자기 부정이란다. 자기 이성의 지배권을 빼앗아 하나님께 드리는 사람은 참으로 큰 유익을 얻는 게지. '우리는 하나님의 것입니다.'라는 고백처럼 아름답고 정직한 것은 없을 테다. 우리는 우리의 것을 구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에 속하며 하나님의 영광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을 구하는 것이 헌신임을 알게 되기도 한단다.

도 마 : 예수님, 그런데 이 자기 부정을 생활 속에서 이웃들과 어떻게 표현하죠?

예수님 : 응, 자기 부정은 이웃을 돕는 일에서 나타난단다. 구약의 제사를 한 번 생각해 보자꾸나. 하나님은 먼저 처음 익은 열매를 하나님 앞에 바치게 해서, 주시는 은혜를 우선 하나님께 드리지 않고 쓰는 것은 불법임을 가르치셨지. 이 규칙이 바로 자기 부정이고, 이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자기의 은사를 이웃과 분배하는 유익을 자연스럽게 이루어 가게 되는 거란다.

도 마 : 어떤 사람에게는 그게 잘 안 되요. 꼭 그런 사람이 있다니까요. 괜히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은…

예수님 : 이웃 사랑은 사람의 종류에 좌우되지 않는 거란다. 사람에게는 '편애'라는 것이 당연히 생기지만, 모든 사람 안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을 보면 우리의 극복하기 어려운 불의가 쉽게 해결되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또한 기억하거라. 우리가 빠짐없이 사랑을 수행했더라도 자기 부정의 열매를 맺지 못하는 수도 있는데, 그건 올바른 마음이 없어서란다. 바른 심정으로 도울 때, 우리는 자기 의무를 더럽히지 않게 될 것이야.

도 마 : 예―. 이젠 금 모으기 운동에 다녀올께요.

예수님 : 아직 기다려라. 자기 부정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하나님을 향한 부분이니 한 번 더 이야기하고 같이 가자꾸나.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서 자기 부정이야말로, 비로소 우리의 이웃 관계를 그리고 나아가서 그리스도인의 생활을 공정하고 관대하게 만드는 것이란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오직 하나님이 주시는 복을 의지하는 삶이 필요하지. 우리 수단이나 노고조차도 주께서 도우시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아무런 유익이 없단다. 이것을 깨달았을 때, 우리 마음은 비로소 평화로워지고, 어떤 어려움도 견디게 된단다. 하나님 그분께 모든 것을 맡겼는데, 당연하지 않겠니?

도 마 : 와∼ 그렇군요. 예수님, 그럼 우린 IMF든 뭐든 걱정 없으니 금 모으기 운동 같은 건 이제 그만 둘까요?

예수님 : 예끼, 이 녀석아!

구성:김주원 / 그림:문지희

 

 


Copyright(c) 1998, Voice21. But All right not reserved.
The grace of the Lord Jesus be with God's people. Amen (REVELATION 2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