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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31

 

 

 



 

 

■문화비평 - 영화평

스타쉽트루퍼스

인간 본연의, 확실하지 않은 세계에 대한 두려움과 동경

버호벤 감독은 우리에게 아주 잘 알려진 영화들을 많이 만들어 낸 감독이다. 그는 역시 SF 영화의 귀재였다. '로보캅', '토탈리 콜' 등 우리에게는 비교적 많은 인상을 남긴 영화를 만들었고, 그의 '원초적 본능'과 '쇼걸'은 장안의 화재가 된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 '스타쉽트루퍼스' 중의 한 장면'스타쉽트루퍼스'. 이 영화는 그 잔혹함을 만회하고자, 관객들로 하여금 일정한 거리를 두고 객관성을 유지하게 하려 한다. 뉴스 리포터들과 뉴스 내용들을 전면에 내세워 그 충격을 최소화한다. 그러나 주인공을 중심으로 하는 사건으로 옮겨가면, 자연스럽게 관객들을 뉴스의 시선에서, 다시 주인공의 시점으로 옮겨가면서 영화 속으로 몰입하게 만든다.

또 '스타쉽트루퍼스'는 컴퓨터 그래픽의 진수를 보여준 영화이다. '쥬라기공원'에서 170여 장면에 그친 그래픽 장면이 여기서는 550여 장면에 이른다는 사실이 그 어마어마함을 말해준다. 내용 속에서 영화는 우주 괴물들의 적나라한 모습과 인간 본연의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미지의 세계를 개척해 나가고자 하는 거만한 모습까지도.

그들은 영화 속에서 말한다. 곤충형태의 지능이 발달하지 않았지만 우리보다 훨씬 더 오래 진화해온 생명체, 그리고 지금까지 인간이 가장 월등한 생명체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이것들을 바라보라고…. 그런데 정작 영화 속에서 보여준 그 괴물들의 행태는 완전히 찢고, 갈기고, 부수는 것뿐이다. 인간이 두려워할, 인간보다 월등히 진화(?)한 생명체라는 것들이….

곤충모양의 외계인들은 곤충 그 자체의 모양과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다만 그 크기가 사람의 두 배 내지는 탱크의 두 배정도 된다는 것 외에는…. 사실 그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이 사람인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곤충의 모습에 대한 혐오의식을 이렇게 이용하는 것이다.

한 가지 안심할 수 있었던 것은 그 전쟁터를 지구로 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간이 자꾸만 유성들을 내어 쏘아 보내는 이 원거리 침략자들에 분개하여 쳐들어간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지구로 쳐들어온다는 스토리는 더 큰 참혹함을 안겨주고, 그 충격은 매우 클 것이다. 우리의 이웃, 우리 가까이 있는 건물들과 평범한 사람들이 곤충 괴물들에 의해 갈기갈기 찢어지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또 영화 속에 등장하는 미묘한 삼각관계가 영화를 더욱 사람 냄새 나게 만든다. 영화 속에서의 이러한 애정구도는 구태의연하기 일쑤이지만, 차라리 이러한 부류의 영화에서는 그러한 삽입이 오히려 다행스러운 것일지도 모른다. 외계인의 존재, 남녀가 함께 단체로 샤워를 할 정도로, 남자와 여자의 서로간에 특성들조차도 미묘해진 미래상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러한 진한 사랑은 그러한 혼란을 막고 있는 듯하다.

 

우리가 그리는 세상

성경은 진리의 빛을 준다. 진리는 살아서 그것 자체가 기쁨이 된다. 두려움(이 영화 속에서는 진화론적인 사고 속에서 남은, 외계생명체에 대한 두려움)은 그 안에서 아무런 의미도 없다. 우리는 이러한 두려움에 빠지기보다는, 쓸데없는 호기심 속에서 일어나는 허상을 꿈꾸기보다는, 하나님이 밝히 보여주시는 범위 안에서 온전히 만족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좀 우스운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인간의 죄에 대한 진노의 형태로 미래에 그러한 사태가 발생할지라도, 우리는 알고 있다. 영화내용처럼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고 외계 괴물들과의 전쟁이 벌어진다 할지라도, 그것은 결코 하나님이 완성을 계획하신 세상이 아니라는 것을. 하나님은 분명 새 하늘과 새 땅이 열리는 그 날까지 우리를 지키실 것이라는 것이다. 참 교회의 고백은 시대를 막론하고 변하지 않았으며, 미래에 대한 모습도 우리에게는 영원한 모습 속에 생동한다. 그 모습은 과학이 극도로 발달한 테크노피아도 아니고, 외계생명체들이 날뛰는 구역질나는 세상도 아니다. 우리의 이러한 부패한 우상과 허상들이 모두 태워질 영원한 소망의 나라인 것이다.

그들이 알고 싶어하는, 외계인의 존재에 대한 고찰은 지금 와서 더 이상 무의미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히 우리에게 보여진 사실은, '창조 속에 인간보다 귀한 피조물은 없었다.'

 정영오 / 개·바·연 문화비평분과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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