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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31

 

 

 


 

 

■포커스 / 정치

지금은 고난의 길 걸을 때…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 인동(忍冬)의 세월 아직 끝나지 않아

김대중 당선자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지난 12월 18일 전국적으로 시행된 대통령 선거에서 전체의40.3%인 103만 6275표를 얻은 김대중 후보가 15대 대통령에 당선되어, 청와대 안방을 차지하기 위한 그동안의 치열한 공방전이 막을 내렸다.

이번 대선은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 개인에게뿐 아니라 정치사적으로도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평가이다. 정치 입문 43년, 그리고 대선 출마 26년만에 당선되었다는 김 당선자 개인적인 기쁨 외에도, 한국 정치사 최초의 정권교체라는 뜻깊은 의미를 지닌 이번 대선이었다.

 

정권교체 이룩한 대통령 선거

대선을 지켜본 많은 사람들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무엇보다 첫 손가락에 꼽히는 것이 정권교체다. 이번 선거에서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데에는 경제 불황이 크게 작용했다고 보는 것이 지배적이다. 경제가 바닥으로 덜어지자 민심이 여당에 등돌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해서 경제 난국이 정권교체를 가져왔다고 보기는 어렵다. 국민의 힘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프랑스 등 해외 언론은 김대중 후보를 '한국 최초로 국민에 의해 정당성을 획득한 대통령'이라고 칭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정권교체를 이룬 한국 국민의 수준을 다시 보게되었다'는 식의 목소리를 내었다. 정동영 국민회의 대변인은 선거 개표 결과가 발표되자 기자들에게 "유권자의 힘은 어떤 권력자의 것보다 강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대선은 한국 정치에 아직도 '3김 정치'가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몇몇 후보의 '3김 청산'구호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가 당선된 것이 그렇다. 다른 의미에서 이번 대선은 '반독재 투쟁 민주세력의 대장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순수 야당 대표인 김 후보가 당선됨으로 진정한 정권교체를 이룩했다는 설명이다.

 

당선을 가져온 요인들

김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그의 개인적 자질 문제를 차치하고서도 많은 요인이 복합 작용한 때문으로 보인다. '국가 경제 파탄'이라는 초유의 국내 상황이 그 주 요인이다. 수십 년간 외쳐왔던 정권교체가 국민에게 설득력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집권 여당이 경제적 어려움 대문에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상실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여권후보의 분열도 김 당선자의 대선 승리에 한몫을 했다. '아들의 병역 기피' 문제나 '경선 불복'이라는 씻을 수 없는 각 후보의 약점들 외에도, 여당의 분열로 인한 당내 집안 싸움이 상대적으로 김대중 후보의 주가를 높여 주었다는 분석이다. 여당의 분열과는 달리 오랜만에 야당이 하나되는 모습을 보임으로 오히려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정권 야합이라는 비난도 있었지만 DJT연합은 결과적으로 김 후보의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민주주의를 내세운 정책 펼 듯

치열한 경쟁을 통과한 뜻깊은 당선인 만큼, 김 당선자의 차후 국정 운영에 대해 국민들의 관심이 많은 것은 당연하다. 김 당선자와 차기 정권이 '총체적 난국'이라고 일컬어지는 현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에 국민들이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김 당선자는 당선 이후 국정 목표 및 방향을 밝히는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의 정경유착과 관치경제, 부정부패 등 사회 전반의 파행을 "민주주의를 무시한 상태에서 경제 발전만을 추구했기 때문"인 것으로 진단하고 "민주주의와 경제가 함께 발전하는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당선자는 모든 차별을 없애고 국가 구성원의 권익을 공정하게 보장함으로써 다시는 이 땅에 차별로 인한 대립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 어려운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해서 김 당선자는 철저한 시장경제를 시행할 것임을 강조하며 시장을 대담하게 개방하겠다고 말했다. 김 당선자는 경제 난관의 해결을 위해 IMF와의 협약을 준수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비대한 재벌들의 규제 정책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회 문제에 있어서도 김 당선자는 "바르게 살고 능력 있는 사람이 성공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실패하는 사회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히며 노인과 장애인의 고용기회 보장, 실업 문제 해결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김 당선자는 무엇보다 정치에 있어서 획기적인 개혁작업을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의사를 비쳤다. 또한 핵심 권력 기구의 기능 조정을 위해 청와대 비서실 줄이기, 안기부의 대폭적인 기능 조정, 군과 검·경찰의 중립화 등을 약속했다.

 

인동(忍冬)의 세월은 계속될 전망

그러나 당선으로 문제가 다 해결된 것은 아니다.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점들과 과제가 산적해 있다. 험난한 고난의 길이 이제부터 시작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김 당선자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가 경제문제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준비된 대통령'의 이미지를 높인 김 당선자는 이제 그 동안 준비해 온 경제에 관한 지식과 외교 능력을 총동원해서 이 난국을 해쳐 나가야만 할 숙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김 당선자가 직면한 또 하나의 어려운 과제는 통일이다. 그를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은 경제 문제뿐 아니라 통일 문제에서도 그가 가장 많은 준비를 했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분단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서둘러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또 대선 결과에서 뚜렷이 읽을 수 있었던 지역감정 문제도 해결할 몫으로 남았다. 그 외에도 김영삼 정부가 흐지부지 넘어가고 만 부정 부패 척결이나 정치자금 관리 등의 문제를 김 당선자가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

 

도덕성과 투명성 회복이 우선

그러나 당면해 있는 과제를 해결하는 것만으로 김대중 차기 대통령과 새 정부가 할 일을 다 한 것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차기 정권은 해결해야 할보다 본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권형록 목사(경기도 안산 P교회)는 "사람들은 경제가 우선이라고 말하지만 일반적인 도덕성이 회복되지 않으면 다시 가진 자의 논리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김 당선자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사회의 도덕성과 투명성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의 권력자로서 도덕과 윤리를 회복하지 않으면 역대 정권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이다. 권 목사는 "종교의 자율성 보장은 물론, 급변하는 시대에 유해문화의 선별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오늘날과 같은 시대에 문화에 대한 대응력을 갖추지 못하면 오히려 국수주의로 흐를 위험도 안고 있다"고 말하고, 위정자들이 주어진 권력을 악을 도려내고 선을 드러내는 데에 사용해야 한다며 올바른 권세의 사용을 당부했다.

김정진 전도사(본촌중앙교회)는 "한국은 기독교 국가보다 기독교적 국가가 되어야 한다. 모든 제도나 사회가 기독교 제도를 갖추기를 바라거나 그렇게 만들려고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 속에 기독교적 인 것을 드러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되느냐는 중요치 않다. 장로가 대통령이 되었다며 은근히 기대했던 때가 있었다. 하나님의 뚯이 있으면 누가 되어도 인도하시고, 하나님 뜻이 없으면 누가 되어도 말아먹는다"고 말했다.

 

희생 각오해야만 할 고난의 길

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의 대선 승리는 온 국민의 염원인 정권교체를 국민 스스로의 힘으로 이룩했다는 큰 의미가 있다. 이것은 김 당선자가 앞으로의 국정 운영을 어떻게 해 가느냐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저마다 김 당선자를 향해 인기 있는 대통령 되기를 포기하라고 말한다. 국민적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정치판에서 쌓아온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어려운 난국을 현명하게 극복해 주기만을 바라고 있다. 지금 까지 민주주의만을 위해 한 길을 걸어왔다 고 말하는 김 당선자가 앞으로도 그것을 위해 희생을 각오하고 고난의 길을 달게 받아 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것이 국민 모두의 염원이며 그것만이 훗날 김 당선자가 김대중 대통령으로서 영광을 얻는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다.

김후지 기자(huje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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