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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30

 

 

 



 

 

■포커스 2

쓸만한 대통령 뽑기

대선, 우리는 어떤 선택을?

이회창후보김대중후보이인제후보권영길후보
흔히들 대통령 중심제 국가인 우리 나라의 사회 구조를 말하면서, 대통령이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 국운이 좌지우지된다고들 이야기한다. 사실, 우리 근대사를 미루어 보더라도 정치, 경제를 비롯한 사회 전반에 있어서 대통령의 위치가 나라의 행보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야당에서는 내각제 개헌을 제의하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국민의 여론은 대통령제를 더 선호하는 듯하다.
이번에 당선될 대통령은 20세기와 21세기를 연결하는 과도기의 한국을 이끌어 갈 중요한 자리에 있다. WTO 체제가 국민들의 피부로 직접 느껴지게 될 것이며, 이미 IMF의 자금지원에 들어간 상태이므로 경제적인 제약이 가해질 때마다 당당히 대항할 수 있는 한국이 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과거 어느 때보다 능력 있고 리더십 있는 대통령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주권자인 국민의 선택이 무척 신중해야 할 때인 것이다. 과거처럼 지역감정이나 권력유지욕에 휩싸여서 후보를 선택해서는 결코 안되리라는 것이다. 비전 있는 그야말로 '대통령감'인 후보를 잘 골라 선택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어떤 후보를 선택해야 앞으로의 미래를 대비할 수 있을까? 한국 라브리의 성인경 목사는 다음과 같이 그 선택 기준을 제시하였다. 그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선택해야 할 대통령은 어떤 인물인가 최종 점검해 보기로 한다. ― 편집자 주


대선 후보들의 인물됨

첫째, 먼저 대선 후보들이 어떤 인물인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자신의 야망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세울 수 있고 국민을 위해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을 위해 봉사할 사람인가를 검토해야 합니다. 모든 권력은 대리적 권리이며, 그 권력은 하나님이 위임하신 것이며 백성들을 대신하여 섬기는 권리이지 결코 자율적인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 입후보한 사람들 중에는 자신의 과거 경력이나 능력을 내세우며 백성들 위에 군림하려는 권력 지향적인 인물도 있어 보입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에게 투표했다가 나중에 '합법적으로 권력을 쟁취했다'는 빌미를 가져온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사실 우리 나라 현대사에서는 선거를 이용하여 정통성을 확보하려는 시도는 여러번 있었고, 그것이 무제한적인 권력을 손에 쥘 수 있는 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권력으로부터 국민들이 도망칠 방법이 없었다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후보들의 학력이나 경력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보다는 권리와 봉사에 대한 분명한 의식과 인품이 준비되어 있는가를 살펴 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우리 백성들의 고통을 직시하고 그 부르짖음에 귀를 기울이고 우리를 거기서 인도해 나갈, 섬기는 지도자를 필요로 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특정 사안에 대한 정견을 비교 분석

둘째, 특정한 사안에 대한 정견을 들어보고 선택해야 합니다.

중요한 역사적인 사안에 대한 후보의 개인적인 정견이 무엇인지를 밝히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지구상에 하나 밖에 없는 분단국인 조국 통일에 대한 비전과 대안이 무엇인지를 질문해 보아야 합니다. 국가를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국가의 산적한 현안들과 장래 문제에 대해 분명한 비전과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세대가 당면하고 있는 국가적인 사안들에 대해 건전하면서도 명확한 정견을 갖고 있는 사람을 선택해야 합니다. 낙후된 정치 문화의 직접적인 원인은 우리 시대를 풍미하는 잘못된 정치관에 있습니다. 젊은 세대들이 기성 정치인들로부터 배운 것이라고는 정치란 정의와 폭력의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와 같은 것이라는 것뿐입니다. 지난 수십년 동안 우리는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모택동의 말과 똑같은 현실을 바라보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모든 사람들을 정복할 수 있는 것은 다수결의 진리이다."라는 홈즈의 횡포 어린 결론이 정당화되는 것을 보아왔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정치인들과 종교인들 사이에 보편화되어 있는 정교분리원칙이라는 것이 정치인들에 의해 종교적인 신념을 가진 국민들의 말을 묵살하고 침묵시키는 구실로 사용되는 것도 보았습니다. 그러기에 전쟁을 방불케 하는 교통 사고나 낙태, 성폭력, 청소년 문제와 같은 인간의 존엄성과 도덕성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도 대안이 있는지를 물어보아야 합니다. 이러한 당면한 사안들에 대한 후보의 정견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므로 후보의 인물됨이나 그가 속한 정당의 정책과 조화 여부, 그리고 그의 정치관과 지도력의 신뢰성 등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후보가 기독교인이라고 해서 바른 정치관을 가졌다고 단정해서는 안됩니다.


소속된 정당의 정책 평가

셋째, 소속한 정당의 정책을 검토해 보아야 합니다.

후보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기준 중에 하나는 그가 어떤 무리 가운데 속했는지, 즉 그가 소속된 정당이 믿을만한가를 살펴보고 그 정당의 정책이 타당한지를 분석해 보는 것입니다. 아무리 탁월한 인물이라도 정당 배경이 없이는 국가를 제대로 경영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현존 정당에 문제가 많다고 하더라도 개인이 내세우는 공약보다 정당의 공약이 더 믿을 만 합니다.

우리 나라 정치 풍토에서는 당선되기 위해서라면 "사돈의 팔촌의 간도 빼주겠다."는 공약도 하기 때문입니다. 구태여 푸코의 '불가공약적인 담론'이나 맥밀란의 '쿨 커뮤니케이션 이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현대 정치는 실현 가능한 공약보다는 당선을 위한 허위 약속과 조작, 표면적인 이미지가 더 중요시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민주주의의 선진국인 영국이나 미국의 유권자들도 인물이 분명하지 않으면 정당을 보고 투표하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후보 개인의 역량과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와 뜻을 같이하는 소속 정당의 동료들과 그들이 추구하는 정강 정책이 더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공동체 의식과 팀 플레이를 소중하게 여기기 때문입니다. 물론 우리 나라처럼 하루아침에 새로운 정당이 출현하기도 하고 당의 정체성도 불분명한 나라에서는 정당 기준의 투표가 정착되려면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양식 있는 언론과 학자들의 분석에 조금이라도 귀를 기울인다면 과연 어떤 정당이 역사를 책임질 수 있는 '비전있는 정당'인가를 분별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고질적인 문제라면 정책 분석의 결과에 따라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분석 결과와는 전혀 상관없이 연고주의에 의해 투표해 버리는데 있습니다. 그러기에 이제라도 연고주의나 지역주의에 의해 투표하려는 것을 단념하고, 어느 정당의 정책이 시대적인 요청에 타당하고 실현 가능한 공약인지, 그리고 그 정책을 수행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지의 여부를 두고 투표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정치문화의 발전뿐만 아니라 철새 정치가들이나 급조된 정당들이 설자리가 사라지고 건전한 국가 기강과 사회제도가 그 권위를 가질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대선 일이 가까워 오면서 다시 해묵은 지역감정과 북풍, 색깔론 등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젠 성숙한 국민의식으로 객관적인 판단을 해야 하겠습니다. 대선 후보들에게 경고의 나팔을 불어 줍시다. 지도자적인 인물됨이나 소속 정당의 정책, 그리고 개인적인 정견을 검토 받지 않고는 당선될 수 없다고 말입니다. 더 이상 금품이나 연고주의나 지역감정에 호소하는 어리석은 정치인들이 이 땅을 더럽히지 않도록 기도하며 신성한 주권 행사를 합시다. 그리고 건전하고 목자적인 정치관을 갖고 있는 사람이 이 나라와 백성들을 올바로 섬길 수 있도록 밀어줍시다.

글 : 성인경 / 한국라브리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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