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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22

 

 

 



 

 

■ The Sight

과외가 기둥뿌리 뽑는다

고액과외, 우리 힘으로 막을 수 있나


부모라면 누구나 자기 자녀가 공부 잘하는 것을 바라고 또 그러한 자식 자랑에 어깨가 으쓱해질 것이다.

수험생 K양의 아버지는 중위권 성적의 딸을 상위권 수준으로 올리기 위해 과외를 받게 했다. 가르치던 학생을 서울대에 들어가게 했다는 유능한 과외 선생을 직장 상사로부터 소개받은 것이다. 월급의 절반 가량이 과외비로 나가지만 딸의 명문대 합격을 생각하면 아깝다는 생각이 사라진다. 또, 다른 것은 몰라도 매일 밤 이어지는 교육방송을 각 방송사별로 녹화해 놓는 것은 잊지 않는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밤늦게 들어오는 K양. 집에서도 수업이 연장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K양 역시 다른 친구들도 다들 그렇게 하고 있고, 또 그래야만 뒤지지 않는다고 당연하게 생각한다. 이처럼 잘못 되어가는 교육 문제들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따르는가 하면,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당연시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학교 교육을 제외한 모든 교육 체계를 과외라고 한다. 이러한 과외를 받아보지 않은 사람은 이젠 거의 없단다. 초등학교 때부터, 심지어 그 전부터 미술학원, 속셈학원, 피아노학원 등에서 여러 모습으로 교육을 받아왔다. 가정과 학교 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여기기 때문일 것이다.

작년 서울대 신입생 중 과외 지도룰 받은 학생은 전체의 70.8%였다. 과외수업 형태를 보면 학원수강이 57.8%, 개인지도 25.4%, 그룹지도가 15.2% 순이었다.(서울대 학생 생활 연구소) 이 자료만 보더라도 과외가 얼마나 현 교육에 깊이 파고들어와 있는지 알 수 있다.



돈으로 공부한다

문제는 고액 과외가 사회 문제로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는 점. 95년부터 적용된 수강료 상한제(10평규모 강의실 수강료 5만1천5백원까지)를 무시하고 고액의 강의료를 받아온 과외 학원들의 무더기 적발이 그 예다. 개인 지도 형식의 과외도 상식 이상의 고액으로 거래(?)되고 있다.

입시철이 다가오면 상류층에서는 쪽집게 과외가 성행한다. 전직 교사, 학원 강사, 대학원생을 포함해 현직 교사에 이르는 유명 강사들이 수능 예상 문제를 짚어서 다루어 준다는 것이다. 이러한 유명한 쪽집게 강사들은 자신의 명성을 고려해서 일정 수준의 실력을 갖춘 학생만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 강사에게 과외를 받기 위해 사전 과외를 통해 어느 정도 성적을 올려놓는 학생도 있다고 한다.

과외의 행태는 이 뿐만이 아니다. 과외채널로 불리는 케이블 TV의 3개 채널에는 호화 강사진으로 가득하다. 단지 교육 채널 때문에 케이블 TV를 신청할 만큼 그 인기는 대단하다. 강남의 학원 등지에서는 유명 강사의 억대 스카웃 전이 벌어진다. 인기 강사, 학원 원장, 학교의 스타 선생 외에도 미 대학 박사 과정 출신까지 가세하여 'TV브랜드 전쟁'이라는 새로운 미디어 현상을 낳고 있다.



능력의 대가는 높은 보수?

학비를 위해서던지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던지 대학생들 중 이런 저런 아르바이트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다. 일류대로 꼽히는 K대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96%가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과외 지도가 54.1%나 된다. 과외를 통해 얻는 수입은 한 달 평균 20∼30만원이 가장 많았고, 28.6%가 30∼40만원이며, 50만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학생도 10.5%나 된다. 이 10.5%에 해당하는 학생들 중에는 대학 교수들의 한 달 수입보다도 훨씬 많은 과외비를 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데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교육 개혁안 발표 후 개인지도를 원하는 중ㆍ고생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으나 이러한 불경기(?)에도 고액의 과외비를 받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도 있다. 그들이 바로 위에서 언급한, '대학에 붙게 하는 능력'이 있는 학생들이다.

한 과목당 백만원이 웃도는 돈을 과외비로 내놓는 학부모들도 문제지만, 그 돈을 받는 학생들도 문제다. 그들은 자신이 능력이 있기 때문에 그만큼 더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능력과 과외 사례비는 비례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이것이 문제다.



맹목적 수용은 버리자

이제 조금은 엉뚱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J대학에 다니는 한 크리스천 학생이 생활 정보 신문에 과외 지도 광고를 냈다. 이 광고를 보고 전화를 건 학부모와 이야기를 하다, 드디어 과외비를 타협하는 시간. 학생이 "일주일에 두 번, 한시간씩의 수업을 하기로 하고 5만원이면 좋겠는데요?"라고 한다. 학부모 측에서 놀라며 무슨 소리냐고 되묻는다. 학생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저는 그게 적정량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통비 하고도 용돈이 되는걸요?"라고 대답한다.

이 학생은 크리스천 청년 운동의 차원에서 '과외비 적게 받기'를 한단다. 과연 이렇게 생각하는 크리스천 대학생이 얼마나 될까. 진정 자신의 수고에 적당한 과외비를 지급받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의문이다. 많이 받으면 많이 받을수록 좋다고 여길 뿐. 학부모들 또한 과외비를 많이 요구하는 학생이 그만큼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자들을 원한다. 또한 과외로 인해 빚어지는 사회적 물의를 비난하면서도 당장 자기 자식들에게는 혜택받게 해야 한다는 이기적인 태도를 보인다. 단지 다른 사람들도 이만큼씩 받고, 이만큼씩 주니까 나도 그에 만족하는 행위. 세상의 표준을 맹목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기독교적 관점에서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새로운 과외관을 확립하자

고액 과외로 인한 사회적 병폐들이 드러나고 있는 이 때 크리스천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과외로 인한 문제점들을 크리스천이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비크리스천이 보기에 미련하다 싶을 정도로 생각을 바꿔보자. 세상적인 생각들에 자신의 기독교관을 합리화 시키지 말고 영적 안목으로 문제를 바라보자. 과외 문제 해결의 주체는 바로 청년 크리스천인 것이다.


글 : 문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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