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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22

 

 

 



 

 

■ 서로돌아보아


촌스런 젊은이들의 멋진 연합

- 지산 지역 기독 청년 연합 -


사회가 급속히 변화하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젊은이들은 한결 더 바빠졌다. 취직, 승진, 그리고 돈…. 이런 것들을 경쟁자들을 재치고 차지하려면 잠시도 쉴 수가 없다. 대학생들은 1학년이 되면서부터 취업을 전재하고 도서관에 틀어박혀 공부해야 할 판이다. 직장인들 역시 승진을 바라며 이래 저래 신경을 곤두세운다. 또 자신의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해주기 바라는 신세대 성격도 급속하게 확산되면서 개인주의와 편협한 인본주의가 현대 젊은이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리스도인이 그들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기란 쉽지 않다. 80년대 말까지만해도 활발하던 기독 청년 연합체들이 90년대 들어 하나 둘 자취를 감추거나 활동이 매우 위축된 것은 이 때문이다. 청년들의 참여가 줄어들고 예산확보가 어려워진 것이 중요한 요인이지만, 연합단체들이 새로운 시대변화의 패턴에 좀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이유도 있다.

지산지역 기독 청년 연합(이하 지기청)은 이런 어려움들을 얼마간 극복하고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기독 청년 연합체이다. 1983년, 지산 지역의 7개 교회(현재는 2개 교회가 청년회의 어려움으로 탈퇴하고, 본촌동교회, 광주소망교회, 우치동교회, 삼소동교회, 광북교회 등 5개 교회로 구성되어 있다. 등록된 회원수는 97년도 신입생을 포함해 대략 200명 정도이다.)의 회장단이 모여 지역의 복음화와 기독 청년으로서 지역에 봉사하자는 취지로 연합하게 된 것이 지기청의 출발이다.

지기청의 활동 내용은 단순하면서도 지속적인 것이 특징이다. '동일동산 방문 및 지원'이 대표적이다. 지기청은 일단 방문 및 지원하기로 결정하면 그곳을 위해 계속적으로 기도하며 매월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함께하는 시간을 갖고 적은 돈이지만 재정적인 지원까지 한다. 이곳 저곳 몇 번 방문하고 한 두번 재정지원을 하는 것으로 연을 끊어버리는 것보다 훨씬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다고 한다. 담양의 미자립 교회를 지속적인 방문을 통해 교회의 갖가지 행사를 도와주고 역시 적은 돈이지만 목회자의 생활비를 부담해온 것이나 이 지역의 어려운 학생들에게 남모르게 장학금을 수여해 온 것도 같은 맥락의 활동내용이다.

지기청도 90년대식 청년 의식구조에 영향권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 한때, 해체의 위기에 몰릴 정도로 참여도가 떨어지고 활동이 중단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지기청이 오늘까지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미약하지만 방문 및 지원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운영위원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작년 지기청 회장 기회일 형제(27)는 지기청의 또 한가지 원동력으로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지기청의 회원교회인 5개 교회 순회 헌신 예배와 연합 토요모임을 가져 온 것을 들었다. "지산지역내에 살고 있기는 하지만 각 교회가 떨어져 있기 때문에 자주 모임을 갖고 얼굴을 대하지 않으면 유대감이나 결속력이 사라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좀 부담이 되기는 했지만 연합헌신예배나 연합모임을 꾸준히 추진했다." 연합 행사는 아직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그만큼 가치가 크다며 현 회장 이신원 형제는 '연합'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밖에도 지기청은 자체적인 친목도모와 자기개발을 위해 매년 하반기에 창조과학 세미나, 지역선교 세미나, 청년의 데이트와 결혼 세미나 같은 행사를 개최한다. 지기청 찬양·문학의 밤은 인기있는 지기청 행사중 하나다. 광주소망교회 회장 황세연(27) 형제는 "찬양·문학의 밤 같은 행사에는 참여가 높고, 동일동산 방문이나 미자립 교회 방문때는 참여가 낮은 것이 어떻게 보면 답답하고 안타까운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서로 배타적일 수도 있는 타교회 청년들을 '지체'로 받아들일 수 있고, 마음으로나마 뜻을 같이하고 협력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나름대로 지기청의 행사를 평가했다.

지기청이 동일동산 방문이나 미자립 교회 후원에 필요한 예산을 어떻게 확보하는가 하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지기청은 크게 세가지 통로로 예산을 확보한다. 상반기에 여는 지기청 일일찻집, 구성 교회 및 뜻있는 분들의 후원, 그리고 가장 중요한 '물방울 선교비 모금'이 그것이다.

지금까지 두 번 치른 일일찻집은 호응도가 좋은 편이어서 보통 한 번에 백여만원 상당의 수입을 올렸다. 이 수익은 모두 장학금으로 쓰인다. 물방울 선교비 모금은 지기청의 특색있는 예산확보 방법이다. 아무렇게나 쓰여질 수 있는 천원, 이 한 장의 지폐를 '한 방울'로 규정하고 이를 자율적으로 헌금하거나 청년예배시에 (보통 한 단체가 회비를 걷는 모양과 비슷하게) 몇 방울씩 걷는다. '거대한 바다도 결국 한방울의 물에서 유래한다'는 생각에서 시도한 방법이다. 단순하게 보면 다른 단체가 회비나 활동비를 모금하는 것과 다를 게 없는 것 같다. 그러나 '돈'의 개념이 아니라 '한 방울의 물'이라는 상징적 개념으로 바꿔 청년들로 하여금 돈을 바치는 것이 아닌 '도움'을 주는, '보탬'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이끌어 낸다. 그럼으로써 "청년들은 돈을 낸다는 부담이나 반감에서 벗어날 수 있고, 자신의 작은 정성이 결코 흐지부지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고 지기청 회계 김현아 자매(24)는 설명했다. 물방울 선교회는 일일찻집 수익과는 철저히 따로 관리되며 동일동산 방문 및 미자립 교회 후원을 위해서만 쓰인다.

후원도 수입원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일부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세미나 개최비, 찬양·문학의 밤 행사비, 각종 모임시 진행비, 친목비 등은 사비를 털 때가 많다. 지기청 회원들 중 직장인이 많아서 그래도 다행이란다.

지기청은 앞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지역 복음화와 봉사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활동을 해오기는 했지만 그 수준이 한 교회 청년회가 일하는 정도밖에 아니었다는 자기 반성에서다. "하나님 안에 뜻을 같이하는 청년 2백명이 모였으면, 안될 일이 없습니다. 재정이 문제가 될 수 없는 것은 2백이나 되는 청년들이 가진 달란트와 이들이 각 교회와 사회에서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이 돈으로 환산될 수 없는 엄청난 것이기 때문이지요. 일을 할 준비가 되었을 때, 하나님의 결재만 나면 재정은 채워지는 것임을 확신하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본촌동교회 김광수 부목사는 지기청이 덩치값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사진 / 강정룡 기자(feel21@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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