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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담

담을 쌓으면 쌓을수록 내 마음은 더 편하고 만족스러웠습니다.


☞ 지은이 소개 ☜

글로리아 에반스 여사는 예술가이자 삽화가이며 자유기고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본 직업은 임상의사로 많은 워크샵과 강의에 출연한 바 있다가 지금은 은퇴하여 예술에만 전념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작품으로는 「성공은 움직이는 표적」등 많은 책과 팜플렛의 삽화를 그렸습니다.

 

♥ 담 ♥

언제부터 내 주위에 담을 쌓기 시작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담을 쌓기만 하면 싫은 사람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부터 시작된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담이 그리 높지 않았었습니다. 기껏해야 무릎 높이 정도였으니까요. 이 담은 아주 멋있어 보였습니다. 그것은 대개가 내 삶 속에서 찾아낸 자연석으로 만들어졌지요. 나의 담은 작고 낮았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담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더군요. 그래서 담에 부딪쳐 넘어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담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마구 넘어와서 나에게 아주 가까이 접근해 오더군요. 그럴 때마다 나는 몹시 부담스러웠어요.

결국 나는 담을 더 높이 쌓게 되었습니다. 담을 높이 쌓고 보니 전보다 훨씬 편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뿐이었어요. 또 다시 사람들이 찾아오더군요. 그들은 나와 이야기하면서 자기들의 팔을 나의 담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그래서 나는 담 위에 날카롭고 뾰족한 돌들을 올려놓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별로 신경 쓰는 것 같지 않더군요. 어느 날, 어떤 사람이 담을 뛰어 넘어와 나의 뜰 안에 서 있었습니다. 나는 무척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담을 더욱 더 높이 쌓기로 결심했습니다. 담을 쌓으면 쌓을수록 내 마음은 더 편하고 만족스러웠습니다. 담 한 가운데 창문을 만들어 아무도 들여다보지 못하도록 어둡게 색칠했습니다. 나 역시 담 너머 세계를 보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 동안 쌓았던 담이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나는 사람들에게 나의 담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아무도 찾아오지 않더군요. 어떤 사람은 나와 담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고 또 어떤 사람들은 슬픈 기색으로 내가 담을 쌓는 것을 바라보았습니다. 나는 그들이 나의 담을 질투한다고 생각하고 그들 모두를 미워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계속하여 더 높이 담을 쌓았습니다. 그 후 어느 날이었습니다. 이제는 담이 높아졌기 때문에 아무 것도 볼 수 없었고,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담 안쪽은 어둡고 외로웠습니다. 나는 담을 싫어했던 사람들, 담을 보고 비웃고 조롱하며 시기하던 사람들이 생각났습니다. 추억의 그림자 속에 얼마나 오래 앉아 있었는지 나도 잘 모르겠습니다. 나는 수많은 돌들 가운데 하나가 잘 못 놓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신 나간 사람처럼 담을 살펴보았더니 잘못된 것이 여기저기 있더군요. 내가 울기 시작한 것은 나의 발 앞에 아름다운 꽃 한 송이가 떨어지던 바로 그 날부터였습니다.

드디어 나는 어리석고 추한 나의 담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아, 그 동안 나는 얼마나 외로웠던가! 제발 누가 날 도와주면 좋으련만..." 그러자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나의 꿈이 깨어져버린 후의 적막함 속에서 나는 사랑스런 누군가가 나와 함께 계심을 온 몸으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찾아 오셨다는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나는 즉시 무릎을 꿇었지요. 나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너무 기뻐서 어쩔 줄 모르며 한없이 울었습니다. 이제 깨닫고 보니 그 분은 내가 담쌓는 모습을 쭉 지켜보고 계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담을 쌓는 일이 헛되다는 사실을 나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오랫동안 참고 기다려 주신 것이었습니다.

마침내 나의 담이 왜 추하고 어리석었는지 그 분은 잘 아실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여쭈어 보았더니 친절하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리고 날마다 나의 잘못을 보여 주시더군요. 도한 담을 쌓는데 사용했던 돌들의 이름까지 일러 주셨습니다. "이것은 질투라는 이름의 돌인데 반드시 치워 버려야 한단다!" 어떤 때는 그 돌을 치우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며칠 동안은 순종하지 않았지요. 왜냐하면 그것은 내가 가장 사랑했던 돌이었으니까요. 아주 오랫동안 나는 이 돌을 특별히 간직하며 아주 소중하게 여겨 왔거든요. 마침내 그 돌을 치우겠다고 결심하자 그 분은 나를 도와주시더군요. 그 분과 함께 더 많은 돌들을 치워 버리자 곧 빛이 들어왔고 나는 담 밖의 세계를 바라보게 되었지요.

어느 날 어떤 사람이 내게 다가왔습니다. 나는 그 사람에게 나와 늘 함께 하시는 그 분에 대하여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약 당신의 말이 사실이라면 어째서 당신의 담에는 미움의 돌들이 아직도 그냥 남아 있는지 모르겠군요. 나는 당신이 말하는 그 분을 볼 수 없습니다. 바로 이 미움의 돌들이 어둡게 하기 때문이지요." 나는 담을 바라보았습니다. 내가 가장 소중하게 간직했던 큰 돌 가운데 하나가 담의 한 면을 거의 다 차지할 만큼 내 앞에 곧게 놓여져 있더군요. 그것은 내가 맨 처음에 쌓았던 돌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나는 그 돌덩어리를 치우기 위하여 무척 애썼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만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만일 네가 그 돌이 옮겨지기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내가 치워 주리라." 그 큰 돌덩어리는 완전히 뽑혀지고 그 분으로 하여금 자신의 담을 헐어 버리도록 부탁했던 또 다른 여인과 만나 서로를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담은 거의 다 무너졌습니다. 나는 내 주위 세계를 둘러보았지요. 우선 그 분의 따뜻한 사랑이 생각나더군요. 또한 이제는 더 멀리 갈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쁘고 자랑스러워 안도의 숨을 쉬었지요. '내가 무척 성숙해졌구나!' 나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나는 담밖에 살고 있는 그 어떤 사람들보다도 그 분을 더 잘 압니다. 물론 모르고 지내는 사람들은 불쌍합니다. 사실은 참으로 쉬운 일인데, 어째서 그 분을 만나지 못할까요?

글 : 글로리아 J.에반즈
정리 : 부질없는 소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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