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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그렇다. 나는 이 때부터 세뇌 당하기 시작한 것이 분명하다. 나의 크리스마스는 분명 앙꼬없는 찐빵과 비슷했다. 사람들은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대한다. 정말 화이트 크리스마스엔 특별히 무슨 좋은 일이 있는 것 마냥 너무들 좋아한다. 좋은 일은 2000년 전에 진작 일어났는데 무슨 더 좋은 일을 기대하고 있는지... 모두들 알다시피 이스라엘 지방은 결코 눈이 오지 않는 곳이다. 예수님이 태어나던 그 날. 하늘의 많은 별들 중 어느 뭇별이 유난히 반짝거려 동방의 박사들이 그것에 이끌려 베들레헴까지 온 것을 보면 분명 그 날은 맑은 날이었음에 틀림없다. 그럼 왜 우리 예수님은 겨울아이가 되었을까? 물론 기독교의 종주국인 유럽과 미국이 우리처럼 크리스마스 시즌엔 항상 눈이 오기 때문에 그게 우리나라에까지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그러나 그 내면엔 크리스마스가 하늘에서 예수님이 오셨다는 사실이 흐릿하기만 하다. 그보다는 하늘에서 눈과 함께 산타와 그 일당이 온다는 것을 더욱 부각시켜 비크리스천에게까지 동조를 구하고자하는 상업주의의 기발한 생각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서 눈의 역할은 아마 하늘의 축복(?)쯤으로 해석해도 무방할 것 같다.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거리의 화려한 장식들과 흥겨운 캐롤송 또한 산타가 펼치는 뇌물공세. 그것만으로도 그 날은 충분히 의미를 가질 수 있게끔 스스로 조작된다. 그리고는 마치 제 꾀에 제가 넘어가듯 크리스마스의 본질을 흐려놓고 구원의 기회를 한 번 더 놓치게 만드는 것이다. 크리스마스엔 좋은 느낌들이 너무 많다. 그러나 그 느낌들이 알맹이가 빠진 공허한 것이라면 아깝지만 지워버려야 한다. 우리가 올바른 모습으로 주님을 바라볼 때 주님도 온전한 모습을 보여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글 : 김은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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