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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oice21 No.10

 

 

 

 

 

 

  

■ 부질부질


지친 몸으로 버스에 올랐다. 운 좋게도 버스 앞부분에 자리가 있었고 편안히 집으로 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다음 정류장에서 한 노신사가 버스에 올랐다. 마음 속으로 "아∼ 제발 내 앞에 있지 않기를..."을 바라며 자시 다른 생각에 잠기었다. 잠시 후 무심코 위를 쳐다봤다. 그런데 으악∼ 노신사는 내 옆에 턱하고 버티고 서 있는 것이 아닌가? 마음 속으론 "자리를 양보해야지"라는 생각이 굴뚝 같았으나 버스가 출발한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자리 양보가 서먹했다. 사실 앞자리 중 그리 편한 자리도 아니었기에 그 자리를 양보해 준다는 자체가 어쩌면 그 분을 더 힘들게 할 수 있다는 나 자신만의 판단은 은연 중에 깔려 있었다. 이러한 나 자신을 정당화하고 있었지만 마음이 굉장히 답답했다. "으앙∼ 차라리 아까 버스에 오를 때 얼른 자리를 양보할 걸∼" 그러나 후회한들 무슨 소용인가? 한참을 가다보니 옆에 있던 노신사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렷다. "휴∼" 다소 마음이 가벼웠다. 이제 내가 버스에서 내릴 차례다. 자리에서 일어나 뒤를 돌아보는 순간 '으아∼' 바로 내 뒷자리에 앉아있던 그 분. 다른 곳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바로 내 뒷자리에 앉았었던 것이었다. '어쩐지 안 보이더라...' 나를 바라보는 눈초리를 피하며 도망치듯이 버스에서 내렸다. 집으로 가는 길에 '앞으론 버스에 나이 많은 분이 올라오시면 앞 뒤 안 보고 무조건 자리 양보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이 사건(?)을 통해 옳은 일도 그 때를 놓치면 참으로 행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기회를 주셨을 때 우리는 그것을 감사하며 곧바로 행동으로 옮겨야 하지 않을까? 마음 속으로만 생각하며 실천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거운 마음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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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grace of the Lord Jesus be with God's people. Amen (REVELATION 2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