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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 아낌없이 주는 나무

자, 앉아서 쉬기에는
늙은 나무 밑둥이 그만이야.

 

 

☞ 지은이 소개 ☜

쉘 실버스타인은 미국 사람으로 자유롭게 이곳저곳을 방랑하는 40대의 털보입니다. 시도 쓰고 만화도 그리며 자작곡을 노래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그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간결한 문장과 내용을 함축한 그림으로 자신의 깊은 철학을 표출합니다.
 

 

♥ 아낌없이 주는 나무 ♥


먼 옛날에 한 그루의 나무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나무에게는 사랑하는 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 소년은 하루도 빠짐없이 나무에게로 와서 떨어지는 나뭇잎을 한 잎 두잎 주워 모았습니다. 그리고는 나뭇잎으로 왕관을 만들어 쓰고는 숲속의 왕자가 되어 놀았습니다.

소년은 나무에 기어올라가서는 나뭇가지에 매달려 그네도 뛰고 그리고 사과도 따 먹고는 했습니다. 나무와 소년은 가끔 숨바꼭질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피곤해지면 소년은 나무 그늘에서 단잠을 자기도 했습니다. 소년은 나무를 너무나 사랑했고..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은 흘러 갔습니다.그리고 소년은 차차 나이가 들어 갔습니다.그래서 나무는 혼자 있을 때가 많아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이 나무를 찾아갔을 때 나무가 말했습니다.

"얘야, 내 줄기를 타고 기어올라가서 가지에 매달려 그네도 뛰고 사과도 따 먹고 그늘에서 놀면서 즐겁게 지내자."

"나는 이제 나무에 올라가 놀기에는 너무 커 버렸는걸. 나는 물건을 사고 싶고 신나게 놀고 싶단 말야. 그리고 돈도 필요해. 나에게 돈을 좀 줄 수 없겠니?" 하고 소년이 말했습니다.

"미안해. 나에겐 돈이 없어."나무가 말했습니다. "내겐 나뭇잎과 사과밖엔 없어. 얘야, 내 사과를 따다가 도회지에서 팔지 그래. 그러면 돈이 생길 거고, 너는 행복해질 거야."

그리하여 소년은 나무 위로 올라가 사과를 따 가지고 가 버렸습니다.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떠나간 소년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고...

그래서 나무는 슬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년이 돌아왔습니다. 나무는 너무나 기뻐서 몸을 흔들며 말했습니다. "얘야, 내 줄기를 타고 기어올라와서 가지에 매달려 그네도 뛰고 즐겁게 지내자." "나는 나무에 올라가 놀 수 있을 만큼 한가롭지 않단 말야." 하고 소년이 대답했습니다. 그는 또 말하기를 "내게는 나를 따뜻하게 해 줄 집이 필요해. 아내도 있어야겠고 어린애들도 있어야겠어. 그래서 집이 필요하단 말야. 너 나에게 집 하나 마련해 줄 수 없겠니?"

"나에게는 집이 없단다." 나무가 대답했습니다. "이 숲이 나의 집이야. 하지만 내 가지들을 베어다가 집을 짓지 그래. 그러면 행복해질 수 있을 거야."

그리하여 소년은 나무 가지들을 베어서는 자기의 집을 짓기 위해 가지고 갔습니다.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떠나간 소년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그가 돌아오자 나무는 말할 수 없이 기뻐서, 이렇게 속삭였습니다. "얘야, 이리와 놀자."

"나는 이젠 나이가 너무 들고 비참해서 놀 수 가 없어. "소년이 말했습니다."나는 나를 먼 곳으로 데려갈 수 있는 배 한 척이 있었으면 좋겠어. 너 내게 배 한 척 마련해 줄 수 없겠니?"

"그럼 내 줄기를 베어다가 배를 만들려무나."하고 나무가 말했습니다. "그러면 너는 멀리 떠나갈 수 있고...그리고 행복해질 수 있을 거야. "그리하여 소년은 나무의 줄기를 베어서 배를 만들어 타고 멀리 떠나가 버렸습니다.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지만...
정말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 소년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얘야, 미안하다, 이제는 너에게 줄 것이 아무 것도 없구나...사과도 없고."

"이빨이 나빠져서 사과를 먹을 수가 없어." 소년이 말했습니다.

"내게는 이제 가지도 없으니 네가 그네를 뛸 수도 없고∼"

"나뭇가지에 매달려 그네를 뛰기에는 나는 이제 너무 늙었어."소년이 말했습니다.

"내게는 줄기마저 없으니 네가 기어오를 수도 없고--"

"나는 힘이 없어서 기어오를 수도 없어."소년이 말했습니다.

나무가 한숨을 지으며 대답하기를 "미안해, 무언가 너에게 주었으면 좋겠는데...하지만 이제 내게 남은 것이 하나도 없어.다만 늙어버린 나무 밑둥뿐이야.미안해..."

"이제 내게 필요한 건 별로 없어. 그냥 앉아서 쉴 조용한 곳이나 있었으면 좋겠어. 나는 몹시 피곤해." 소년이 말했습니다.

"아, 그래." 하며 굽은 몸뚱이를 애써 펴면서 나무가 말했습니다. "자, 앉아서 쉬기에는 늙은 나무 밑둥이 그만이야. 이리로 와서 앉아. 앉아서 편히 쉬도록 해."

소년은 나무가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그래서 나무는 행복했습니다.


글 : 쉘 실버스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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